북 주민들, 김정은 딸 공개에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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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북한 주민들의 관심이 김정은 총비서의 손을 잡고 미사일 발사 현장에 나타난 어린 딸에 집중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경제난 속에서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부정적인 주민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한 시도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0일 “어제(11월 19일) 노동신문에 김정은이 어린 딸의 손을 잡고 미사일 시험 발사 현장에 나타난 사진이 공개되었다”며 “주민들의 관심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성공보다 김정은의 딸에게 집중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어제부터 주민들속에서 김정은의 딸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거리로 되고 있다”며 “주민들은 한마디로 김정은이 직접 어린 딸을 데리고 등장한 데 대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주민들은 김정은이 김일성의 모습을 닮은 것처럼 김정은의 딸이 자기 아버지를 똑같이 닮은 것에 놀라고 있다”며 “김정은이 딸의 손을 잡고 미사일발사 현장에 나타난 데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첫 부류는 김정은이 자신의 딸을 공개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과거 김정일은 자녀들을 절대 공개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김정은이 어린 딸을 공개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미사일 발사 현장에 딸을 데리고 나타난 것에 대해서도 자기를 똑 닮은 딸을 고와(이뻐)하지 않는 부모가 없듯이 김정은도 일반 부모처럼 귀여운 딸에게 신형 미사일 발사를 직접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라는 식으로 좋게 평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반대로 미사일 발사 현장에 어린 딸을 데리고 나타난 데 대해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부모라면 누구나 어린 자식에게 폭력적이고 비도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꺼리는 것이 일반적이다”라면서 “김정은이 어린 딸에게 보여줄 것이 없어 미사일 발사를 보여주는가 하는 우려스러운 반응도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계속해서 “최근 주민들속에서 민생해결이 아니라 군사력 증강에만 몰두하는 김정은에 불만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미사일이 아니라 딸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는 상황이다”라면서 “김정은이 어린 딸을 데리고 미사일 발사 현장에 나타난 것은 주민들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분노와 반감을 딴 데로 돌리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1일 “어제오늘 시장 상인들속에서 언론을 통해 공개된 김정은의 딸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 딸에 대한 화제는 김정은이 할아버지인 김일성을 닮았는데 김정은의 딸이 아버지를 꼭 닮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면서 “김정은의 딸과 비슷한 나이대의 자녀들 둔 여성들은 그가 입은 흰 솜옷과 신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이 어린 자녀를 공개한 것을 두고 김정일과는 다르다는 평가도 있다”며 “김정은에게 공개된 딸 외에 자녀가 몇 명이 더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증폭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수령 일가에 대한 내용은 쉽게 알 수도 없고 설사 알아도 절대 말해서는 안 되는 비밀에 속한다”며 “이런 관례를 깨고 김정은이 자기 딸을 스스로 공개한 데는 분명히 여러가지 효과를 노린 목적이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