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 의원 “외할머니처럼 미국에 온 탈북자 돕고파”

킴벌리 피오렐로 코네티컷주 하원의원이 RFA와 인터뷰 중 젊은 시절 외할머니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킴벌리 피오렐로 코네티컷주 하원의원이 RFA와 인터뷰 중 젊은 시절 외할머니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Photo: R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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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신의주 출신 외할머니를 둔 한국계 미국인 킴벌리 피오렐로(Kimberly Fiorello ∙한국명 송민경) 코네티컷주 하원의원(139지구)이 외할머니처럼 미국에 온 탈북자들을 돕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피오렐로 의원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외할머니처럼 미국에 온 탈북자 돕고파” “외할머니처럼 미국에 온 탈북자 돕고파”

기자 : 먼저 자유아시아방송(RFA) 청취자들에게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피오렐로 의원 : 제 이름은 송민경, 영어로는 킴벌리 피올레로 입니다. 남편은 이탈리안계 미국인으로, 아이들은 4명 있습니다. 저는 1975년도 서울에서 태어났고 10살때 미국으로 이민 왔습니다. 미국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 다녔고, 대학교는 미국육군사관학교를 다니다가 하버드대로 편입해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에서 기자로 일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커네티컷주에서 정치인이 되어 지난 2년 동안 이 지역을 대표해 일했고, 정당은 공화당입니다.

기자 : 외할머니가 북한 출신이라고 들었습니다. 한국에 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피오렐로 의원 : 제 외할머니 이름은 정신자이고, 고향은 북한 신의주 입니다. 날짜는 잘 모르지만 북한이 남침하기 전에, 북한에 있는 사람들은 조만간 전쟁이 날 것이란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외할머니의 가족이 작은 딸(당시 19세)이었던 외할머니에게 너는 이제 남쪽으로 가라고 해서 외할머니가 혼자 서울로 와 새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한국전쟁이 끝난 뒤 외할머니는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아 유학을 왔습니다. 외할머니가 서울에서 살때 남편과 갓난 아이가 있었는데, 남편, 즉 외할아버지는 한국전쟁 때 공산당에 붙잡혀 고문을 당한 뒤 살해당하셨습니다. 당시 갓난 아기가 저의 엄마입니다.

기자 : 외할머니가 북한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해주셨나요?

피오렐로 의원 : 외할머니가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그때 기억들을 떠올리는 게 아파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저에게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걸 힘들어 하셨습니다. 그러다 외할머니가 2017년에 암에 걸려서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신 다음에 우리가 외할머니 방을 정리하다가 (북한에서 찍은) 가족, 친구들 사진들을 발견했는데 너무 슬펐습니다. 외할머니는 돌아가실때까지 북한에 남겨둔 가족들을 보지도, 연락도 하지 못했습니다. 언젠가 제가 외할머니 고향인 신의주에 가게되면 외할머니 가족들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기자 : 최근 미북관계가 경색돼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피오렐로 의원 : 저는 힘을 통한 평화를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강력한 미군과 강력한 대외 관계를 보장하는 정책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동맹국들은 강한 신뢰와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북한과 같은) 적들에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현재 (미국) 대통령은 이러한 것들을 추구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 : 탈북민과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피오렐로 의원 : 저 뿐만 아니라 우리 친척들도 탈북민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탈북민 출신인 증조부도 탈북민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제가 최근 선거에서 졌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 제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는데, 미국에 온 탈북자들을 돕고 싶고, 그들과 더 많은 일을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탈북자들이 종종 인권 관련 책을 내는데, 챙겨서 보고 있습니다. 탈북민 이현서씨와 박연미씨 등이 낸 책을 구입해서 읽는 등 북한 인권과 남북통일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직 어떻게 그들을 도와야 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항상 탈북자들을 돕고 싶고, 그들에게 미국이, 또 자유가 왜 중요한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기자 : 마지막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피오렐로 의원 : 북한 주민들이 용기를 내시길 바랍니다. 혼자라는 기분이 들겠지만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당신들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기도해주는 사람들,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랍니다. 용기내시길 바라며, 언젠가 원하는 자유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자 : 지금까지 킴벌리 피오렐로 의원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조진입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