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 항공우주국(NASA) 위성으로 북한 야간조명을 분석한 결과, 북중 접경지역인 신의주의 경제력이 평양을 바짝 따라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의 심각한 빈부격차 문제도 드러났는데요. 경제 수준이 평양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지역이 다수였습니다.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역 경제 상황을 파악할 때 사용되고 있는 야간조명.
경제학계에서는 세계 각국의 야간조명 자료를 분석해 GDP(국내총생산)를 추정하는 등 여러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우주에서 바라본 북한의 야간조명 9년치를 분석해 지역별 경제를 파악한 연구결과(Assessing regional economy in North Korea using nighttime light)가 ‘아시아&글로벌이코노미(Asia and the Global Economy)’지 최신호에 게재됐습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미 해양대기청(NOAA)이 운영하는 ‘VIIRS(Visible Infrared Imaging Radiometer Suite)’ 위성 사진을 분석해 지역내총생산인 GRDP를 추정했습니다. GRDP는 일정기간 특정 경제구역 안에서 생산된 모든 최종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격 합입니다.
분석결과, 2012~2020년 1인당 평균 GRDP가 가장 높은 북한 내 지역은 평양시로, 연간 2894달러로 나타났습니다.
중국과 접경지역인 신의주는 2678달러. 평양과 216달러 차이 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평양이 특권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의주가 평양에 버금가는 높은 1인당 GRDP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위성사진 분석에서 드러난 신의주의 잠재력에 대해 미 워싱턴DC 한미경제연구소(KEI) 트로이 스탠가론(Troy Stangarone) 선임연구원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신의주는 중국 단둥과 연결되는 무역 거점으로, 상당한 경제적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Given its location across the border from Dandong, Sinuiju has significant economic potential as one of the main hubs for cross border trade with China.)
그러나, 신의주의 추정 인구가 평양의 10분의 1정도에 불과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계를 극복하려면, 신의주에 노동인구가 더욱 유입돼야 하는데, 북한은 인구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나라라고 설명했습니다. (However, estimates of Sinuiju’s population suggest it is only around a 10th the size of Pyongyang. Given that factor and North Korea’s unwillingness to allow population to move freely, it likely limits the economic potential of Sinuiju.)
철강공장과 중공업 공장이 있는 공업지구인 ‘천리마군’도 연간 1인당 GRDP가 2387달러로, 평양과 신의주 뒤를 이었습니다.
송림시(황해북도), 원산시(강원도), 함흥시(함경남도)도 높은 편이었습니다.
남북경협 사업인 개성공단이 있는 개성시는 2012~2016년, 북한 내에서 9번째로 경제력이 높은 지역이었지만, 2016년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13번째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1인당 GRDP가 평양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900달러 미만’ 지역도 30여 곳 넘게 나타나 북한의 지역 불균형 상태, 빈부격차와 불평등을 보여줬습니다.
900 달러 미만인 군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곳은 한국과 가까운 황해남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과 가까운 북한 자강도와 양강도는 2017년 유엔제재가 강화된 이후 900달러 미만 군의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기자 심재훈,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