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북 도발 대응 안보리 ‘마비’ 지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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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놓고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 막혀 또다시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안보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마비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올해에만 10차례에 걸쳐 북한의 군사 도발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그러나 모두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북한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대응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안보리 의장성명을 제안했습니다.

안보리 의장성명은 유엔 회원국이라면 지켜야 하는 결의안과는 달리 선언적 의미만 갖고 있는, 비교적 수위가 낮은 조치입니다.

주유엔 미국 대표부 대변인은 22일, 의장성명의 진행 상황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의장성명 초안이 곧 안보리 (회원국들과) 공유될 예정이고 협상이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A draft PRST will be shared with the Security Council soon and negotiations will follow.)

주유엔 중국 대표부와 러시아 대표부는 의장성명에 동참할 것인지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22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폴란드의 연구기관 폴란드국제문제연구소에서 동아시아 안보를 연구하고 있는 오스카 피에트레비츠(Oskar Pietrewicz) 연구원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안보리에서 의장성명이 통과될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것은 실질적이거나 정치적인 의미 없이 비교적 중요성이 낮은 성명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의장성명을 제안한 것은, 북한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러시아와 중국이 이를 막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함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피에트레비츠 연구원은 이어 유엔 안보리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제 역할을 못하는 마비상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지난 2016년과 2017년,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 이후 추가제재 결의안에 찬성한 것과 달리, 현재는 미중러 사이의 수많은 갈등으로 인해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대응해 새로운 제재를 가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제재 체재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만장일치와 같은 국제 공조 여부에 따라 실효성이 좌우되는 한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피에트레비츠 연구원은 유엔 안보리의 마비 상태를 타개할 방안에 대해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미국이 러시아, 중국과 심각한 긴장을 유지하는 한 불행히도 해결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답했습니다.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과거 적용했던 2차 제재는 현재 상황에서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지 않고, 중국과 러시아는 이제 북한에 대한 압박에 동참하는 것보다 북한에 대한 비판을 반대하는 것에 더 큰 관심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민간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조나단 코라도(Jonathan Corrado) 정책 담당 국장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 평화 문제를 망치는 것이 미국과 한미동맹에 고통을 야기하고, 그것이 러시아와 중국에는 이익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전제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위기 상황은 궁극적으로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증가하는 위협을 방어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경계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찬성표를 던진 안보리 결의를 어기고 불법적인 유류 수송 등 북한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북한의 도발 수위를 높여 지역 전체를 불안하게 하고 결국 중국의 안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코라도 국장은 만약 중국이 지난 8월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취소한 미중 전투지역사령관 간의 대화(theater commander’s dialogue)를 재개한다면, 북한의 미사일 시험과 잠재적인 핵 실험을 앞둔 상황에서 오판을 막는 데 아주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자민 앤더슨입니다.

기자 자민 앤더슨, 에디터 양성원, 웹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