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엔대표부 “북 ICBM 규탄 의장성명, 안보리에 곧 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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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는 북한이 지난 17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과 관련해 현재 안보리 이사국들과 논의 중이라며 곧 안보리에 회부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 대변인은 28일 미국이 제안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규탄 의장성명(Presidential Statement) 진행 상황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현재 안보리 이사국들과 논의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의장성명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곧 안보리 전체회의에 회부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We are discussing the PRST with Security Council members and will move to full Council discussion soon.)


앞서 미국의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지난 2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이 지난 17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제안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당시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는 두 회원국, 즉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도발을 가능하게 하고 북한을 대담하게 만들고 있다며 안보리가 북한의 위엄한 언사와 불안정한 행동에 책임을 묻기 위해 의장성명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지난 5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유엔 대북 추가제재를 담은 결의(Resolution) 채택을 안보리에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으로 무산되자 이번에 결의보다 법적 구속력이 약한 의장성명을 제안한 것입니다.

유엔 안보리가 채택할 수 있는 결정은 결의, 의장성명, 언론성명(Press Statement) 등 3가지입니다.

이 중 가장 강력한 의결형태인 '결의'는 명시된 조치의 이행을 유엔 회원국들에게 강제하는 효력을 갖고 있습니다. 5개 상임이사국의 반대가 없어야 하고 회원국 2/3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채택될 수 있습니다.

'의장성명'은 결의 바로 아래 단계의 의사 표현으로 법적 구속력을 갖지는 못하지만 이를 채택하기 위해선 역시 상임이사국의 반대가 없이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합니다.

'언론성명'은 가장 낮은 단계의 의사표현으로 안보리 이사국들이 한달에 한번씩 돌아가며 맡는 순번제 의장이 회의장 밖에서 언론을 상대로 구두로 성명을 발표하는 것입니다.

한편, 미국 유력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6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감싸는 중국과 러시아를 맹비난하며 '유엔 무용론'을 제기했습니다.

신문은 이날 '북한의 유엔 보호자들'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유엔 안보리의 공식 조치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006∼2017년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9건의 제재 결의를 채택한 안보리가 지금은 중국과 러시아의 저지로 질책조차 못하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이에 따라 "유엔은 세계 질서의 수호자로서 쓸모가 없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으며, 오늘날 핵무기를 함부로 휘두르고 이웃들을 위협하는 불량정권 즉 북한을 규탄할 수조차 없는 상태"라며 "이제는 미국이 유엔에 대한 믿음을 거두고 자유와 의지를 가진 동맹들을 통한 작업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신문은 밝혔습니다.

기자 박재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