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비핵화 진전없는 종전선언 적절치 않아”

0:00 / 0:00

앵커: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수미 테리 우드로윌슨센터 한국 역사·공공정책 연구센터 국장은 2일 한국전쟁 종전선언과 관련해 한미 간 협의가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여전히 파악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테리 국장은 이날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와 한국 동아시아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화상토론회에서 종전선언 초안에는 유엔군사령부와 주한미군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북한의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테리 국장: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종전선언 협의는 동맹 관리 차원(alliance management exercise)으로 보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도 북한이 아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점을 알고 있고, 미국 내에서도 어려울 것이란 걸 알고 있을 겁니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고, 미사일 시험 발사를 통해 전력의 다양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미국 내부적으로도 종전선언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란 설명입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도 이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핵무기를 지속적으로 보유하려고 하고, 무기 실험도 실시하는 상황에서 종전선언을 추진하려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은 단순한 상징적인 조치가 아니라면서 한미관계의 균열과 주한미군의 감축, 철수 등으로 이어져 김정은 정권에만 도움이 되고 한국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진아 한국외대 교수는 북한이 종전선언의 전제조건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언급한 만큼 종전선언과 비핵화만 연계한다면 북한이 반발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화 재개 메시지에도 여전히 응답하지 않고 있는데 내년 3월 한국의 대통령 선거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불확실성이 큰 만큼 당분간은 적절한 시기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기자 서재덕,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