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 의주 비행장 일대에서 차량과 자재의 이동 등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북한이 곧 북중무역을 재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언제 국경을 개방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란 지적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중국경 인근에 위치한 의주 비행장과 그 주변 일대에서 새로운 활동들이 관측됐다고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2일 보고서를 통해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상업용 위성사진을 토대로 비행장 내 소독장으로 추정되는 건물 인근에 트럭과 자재들의 움직임이 관찰됐고, 지난 수개월 간 비행장이 새로운 울타리와 기둥으로 분할되는가 하면 비행장 동쪽으로 이어지는 철로도 새로 건설됐다고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식품, 의약품 등에 대한 수입재개에 매우 중요한 준비 작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 작성자인 노스코리아테크의 마틴 윌리엄스 대표는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위성사진만으론 관찰된 활동들의 정확한 목적을 알기 어렵지만 올초부터 보고된 북한의 무역재개 준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윌리엄스 대표는 특히 지난 8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비행장 창고 사이를 분리하는 울타리가 설치됐다며, 이는 이들 창고가 향후 수입물품에 대한 격리시설로 사용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윌리엄스 대표 :사진을 보면 서로 근접한 2개의 창고를 볼 수 있고, 그 사이 울타리가 설치돼 있습니다. 한 구역을 분할했다는 것은 이 건물이 격리시설로 이용될 수 있다는 추정을 뒷받침합니다.
지난달 중순 촬영된 사진에서는 트럭들과 함께 활주로와 창고 주변에 건축 자재로 추정되는 물품들도 목격됐습니다.
보고서는 현 시점에서 자재들의 출처와 용도를 파악하긴 어렵지만 올 초 남포항에서 목격된 것과 비슷한 형태라는 점에서 중국을 거쳐 들여온 화물일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2년 가까이 국경을 걸어 잠근 북한이 국경개방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들은 최근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습니다.
지난달 초에는 북한과 중국을 잇는 중조압록강대교 인근 항만 건설사업이 추진되고, 북한과 러시아 접경 기차역에 세관과 소독시설이 새롭게 들어서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실제 국경을 통한 북중 간 무역이 재개된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38노스’ 보고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신의주 세관을 관찰한 결과 특기할 만한 무역 관련 활동은 관찰하지 못했다며, 향후 국경개방 시점은 전망하기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국경 개방 시점과 관련해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국경봉쇄로 점차 악화되는 대내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정권에는 주민들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시키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는 역설적인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 :김정은은 북한 주민 중 누구도 코로나 19에 감염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했습니다. 코로나 19는 정권 자체를 보호하기 위해 주민들을 철저히 통제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국경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김정은 총비서가 자신을 보호하는 군대를 유지시키기 위해서라도 국경 통제를 다소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의주 비행장은 지난 3월부터 신의주역을 거쳐 중국 철도망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철로를 따라 대형창고 10개, 지원시설, 철도 승강장 5개를 포함하는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앞서 북한 내부소식통은 지난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의주 비행장에 대규모 검역시설이 완공 단계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