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탈북민들의 한국 사회 적응 교육시설인 제2하나원이 개소 10주년을 맞았습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은 탈북민들이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한국 사회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가 5일 제2하나원 개원 1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습니다.
하나원은 탈북민들이 한국 사회로 진출하기 전 이들의 원활한 정착을 돕기 위한 지원시설로, 제2하나원은 지난 2012년 12월 강원도 화천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남성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기초사회적응 교육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은 5일 기념사를 통해 탈북민들은 ‘먼저 온 작은 통일’이라며 하나원을 통해 탈북민들에 대한 맞춤형 교육을 강화하고 확대된 역할을 내실 있게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권 장관은 “탈북민들은 특유의 성실함과 끈기로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해오고 있다”며 “탈북민들이 더 좋은 일자리에 도전할 수 있고 마음에 맞는 일자리에서 더 좋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권 장관은 탈북민들이 한국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이와 관련한 사회 안전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한국 국민들에게 탈북민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따뜻하게 배려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150여 명이 참석한 제2하나원 개원 10주년 기념행사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습니다.
조중훈 한국 통일부 대변인: 통일부는 제2하나원이 위치한 강원도 화천군 지역 인사, 유관단체 인사, 수료교육생, 직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개최했습니다. 오늘 기념식의 식후 행사로 교육생, 직원 및 화천군 주민이 참여하는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하나원 화천분소가 개소하자 처음으로 입소해 생활했던 탈북민 정하늘(하나원 173기, 29) 씨는 5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하나원은 탈북민들에게 고향과 같은 곳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탈북민 정하늘 씨: 이곳이 저희에게 고향 같은 곳입니다. 가족관계증명서를 떼면 본적이 화천으로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고향 같은 느낌이 있죠. 아무래도 남자들끼리 모여서 사는 집단 생활이다보니 눈이 오면 저희가 나가서 치워야 했거든요. 그런 계기로 군대 같은 느낌도 들고, 서로 끈끈하고, 서로 으쌰으쌰해서 눈 치우고 나면 밥이 따뜻하게 준비돼 있었던 기억들도 나고…
통일부는 오는 10일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하나원 본원을 수료한 여성 탈북민들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탈북민 친정집 나들이’ 행사도 개최할 예정입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여성 탈북민들과 그 가족들이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1박 2일동안 진행되며 1기부터 298기까지의 하나원 본원 수료자 및 그 가족들 가운데 800여 명이 참여합니다.
이틀 간 진행되는 행사에서는 참석자들의 하나원 시설 견학 및 직업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또한 북한음식 시식, 북한 사투리 경연대회가 열리고 지역 주민들과 교류하는 자리도 마련됩니다.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한 치유프로그램, 이른바 힐링프로그램과 가족 운동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습니다.
다음달에는 하나원 화천 분소를 수료한 남성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도 준비 중입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탈북민들의 초기 한국 정착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1999년부터 하나원을 통한 정착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안성에 위치한 본원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화천에 위치한 분소는 남성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제공합니다.
탈북민들은 한국에 입국 후 국가정보원 등의 조사 과정을 거쳐 보호 여부가 결정된 이후 하나원에 입소하게 됩니다. 이후 초기 정착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한국의 도시 및 가정문화, 시장구매 체험 등과 관련한 교육을 받게 됩니다.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 한국으로 들어오는 탈북민들이 급감하자 하나원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하나원 본원의 경우 수료생들을 대상으로 한 한식조리사, 제빵사, 피부미용사, 요양보호사 등 국가기술 자격취득 과정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화천 분소는 탈북민 보호담당관과 지자체 공무원, 탈북학생 지도교사 등을 대상으로 탈북민 정착 지원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직무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