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북한, 지난 10월 대면회의 취소 후 대화 재개 노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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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0월 열릴 예정이었던 유럽연합(EU)과 북한의 대면 회의가 돌연 취소된 이후, 양측 간의 대화 재개 노력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세한 내용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의회 한반도 관계대표단(DKOR) 관계자는 7일, 유럽연합 또는 북한 측으로부터 대화를 재개하려는 노력이 있었는지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유럽 의회(European Parliament)는 현재 북한 측과 어떠한 연락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2020년 이후 중단됐던 유럽연합과 북한의 만남이 지난 10월 재개될 예정이었지만 회의 시작 하루, 이틀 전 취소된 바 있습니다.

당시 DKOR의 부단장인 세자르 루에나 의원은 RFA에 마땅한 설명없이 대면 회의를 취소한 것은 “전적으로 북한의 결정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한 소식통은 이에 대해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럽연합의 규탄 성명이 회의 취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유럽 소식통은 7일 RFA에 “북한이 (지난 10월) 회의를 막바지에 취소한 후, 유럽연합 측은 (대화 재개를 위한 노력이) 시간 낭비라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과 유럽연합 회원국들도 북한과의 회의에 매우 개방적으로 임해왔지만, 북한이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대화 재개 여부는) 북한에 달렸다”며 “어느 시점에는 만나겠지만 (현재는) 정치적 여건이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스웨덴(스웨리예) 안보전략정책연구소(ISDP)의 이상수 한국센터장 겸 부소장도 8일 RFA에 “현재 유럽연합과 북한 모두 대화 재개에 관심이 없다고 본다”며 “오히려 북한은 유럽연합의 대북 제재 강화를, 유럽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비난하며 그들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상수 센터장은 또 “유럽연합은 중재자 역할을 하기에 제한된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보다 중립적인 스웨덴 또는 스위스 등의 국가들이 앞으로 당사국들간의 대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 대변인은 7일 최근 북한과 어떠한 창구를 통해 접촉한 적이 있는지 묻는 RFA의 질문에 “외교적 차원의 소통에 대해 언급할 바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We have no comment on current routine communication at diplomatic level.)

또 미국과 한일이 대북 독자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새로운 제재 부과 여부는 유럽연합 이사회와 회원국들의 결정에 달려있으며 그 과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다만 이 대변인은 “유럽연합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을 이행하고 필요하다면 이를 보완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방지하지 위해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국제적 우방국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동시에 대화 재개를 위한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이상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