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엔대사 “북, 러에 무기 판매는 유엔 결의 위반…안보리에 문제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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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북한이 러시아의 민간 용병회사인 '와그너 그룹'에 로켓과 미사일을 판매한 것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안보리 결의 위반 사항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22일 성명을 내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을 추구하기 위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북한과 이란으로부터 조달한 무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비열한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향후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안보리 결의 위반을 제기할 계획"이라며 이 위반에 대한 정보를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공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전화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지난 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고 있는 러시아 민간용병회사 와그너(Wagner) 그룹에 로켓과 미사일을 판매했다고 밝혔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부분적으로 우리의 제재와 수출통제 때문에 와그너 그룹은 우크라이나에서 군사 작전을 지원할 무기 공급자들을 전 세계에서 찾고 있다"면서 "우리는 와그너 그룹에 전달되는 군수품의 양이 우크라이나 전장의 양상을 변화시키지 않는다고 평가하지만, 우리는 북한이 와그너 그룹에 더 많은 군사 장비를 인도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는 "와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를 파괴하기 위해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구매하는 것은 북한에 금지된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추가 개발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을 제공함으로써 한반도 불안정의 한 원인이 된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이번 무기 구매가 올해 북한의 전례없는 수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상황에서 이뤄졌다고 지적하면서 "러시아는 북한이 불법적이고 위협적인 행동에 관여할 때 북한을 두둔할 뿐만 아니라 이제는 그러한 행동의 파트너가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멜리사 카르텔(Melissa Quartell) 주유엔 미국 대표부 부대변인은 23일 이 사안과 관련한 유엔 안보리 회의 일정, 의장성명이나 결의안 채택 추진 여부 등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질의에 “내년 초 열리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안보리 결의 위반) 정보를 제출할 것”이라며 “지금 현재로서는 공유할 어떤 회의 정보도 없다”고 답했습니다.(We intend to submit information to the 1718 Committee early in the New Year. I don't have any meeting details to share at this time.)

다만 주유엔 미국 대표부는 지난 달 북한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규탄하는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주유엔 미국 대표부는 “우리는 안보리 이사국과 역내 동맹들과 함께 추진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We are discussing with Council members and regional allies on how to proceed.)

그러면서 "지난 1년간 우리는 안보리에서 북한과 관련해 6건의 조치를 제안했다"며 그러나 "6건 모두 동일한 2개의 이사국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고 지적했습니다.(In the past year we have proposed six Council products on the DPRK and all six have been obstructed by the same two Council members)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추가 제재를 포함해 미국이 올해 안보리에서 추진했던 모든 대북 조치를 반대한 사실을 비판한 것입니다.

의장성명은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 없이 전체 이사국 중 과반이 찬성해야 채택될 수 있지만, 안보리 결의와는 달리 법적인 구속력은 없습니다.

한편,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모나 율 유엔주재 노르웨이 대사는 22일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이사회가 내년에는 북한 문제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율 대사 : 우리는 북한이 노선을 바꿔 정치적 대화를 재개하려는 많은 시도에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을 촉구해 왔습니다. 2023년에는 이사회가 이러한 문제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우리의 진정한 바람입니다.(We have called for the DPRK to change its course and respond positively to the many attempts to reestablish a political dialogue. And it's really our wish for 2023 that the council can be able to speak with one united voice on these issues in the next year.)

기자 조진우, 에디터 김소영,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