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하사품 ‘스위스 시계’ 3년간 수입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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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정권이 전통적으로 간부들에게 선물하는 '스위스 시계'의 수입이 코로나19 봉쇄 이후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1일 스위스시계산업협회(Federation of the Swiss watch industry, FHS)로부터 입수한 스위스 시계 대북 수출 통계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 북한이 수입한 스위스 시계는 없었습니다.

북한이 지난 2020년부터 약 3년간 스위스 시계를 전혀 수입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북한이 코로나 방역을 위해 2020년 1월부터 국경을 봉쇄하면서 외부 물품 반입이 크게 제한된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내 경제가 악화돼 수입을 중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2016년 이후 유엔 대북제재의 영향에도 연간 대북 스위스 시계 수출액은 매년 1만 스위스 프랑(미화 약 1만 1천 달러) 이상을 기록했지만 2020년 이후 중단됐습니다.

사치성 명품 시계는 2016년 제정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통해 대북 수출 금지 사치 품목에 포함됐지만, 스위스는 2016년 이후에도 사치품 가격한도인 1천 달러 이하인 시계를 계속 북한에 수출했습니다.

특히 수입이 중단되기 이전인 2019년 1~6월 사이 북한은 미화 약 2만 4천 달러(2만2천862스위스 프랑) 어치 스위스 시계를 수입했고, 그 해 1년동안 총 미화 약 3만 6천 달러 (3만3천250 스위스 프랑) 어치 시계를 수입했습니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간부들에 대한 선물용으로 스위스 시계를 구매해 왔습니다. 특히 스위스 유학 경험이 있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도 고가의 스위스 브랜드 시계를 직접 착용하면서 애호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와의 교역을 시작한 만큼 스위스에서 시계 수입이 곧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 경제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William Brown) 메릴랜드대 교수는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스위스 시계를 중국을 통해 수입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브라운 교수 :대부분의 유럽 수입품들은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확실히 들어가고 있을 것입니다. 북한이 중국과 교역을 시작한 것은 동시에 유럽 물품도 들이고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위스 시계들도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2016년 UN 대북제재가 시행된 이후 중국으로부터 시계 부품을 수입해 조립한 뒤 다시 중국에 팔아오면서 수출 비중을 높여왔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이를 중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아마도 향후 6개월 안에 이에 대한 변화가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기자 박재우, 에디터 김소영,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