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묵 특별 공급받은 북 광부들 “이게 영양식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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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국영광산 광부들을 위한 영양식품으로 도루메기(도루묵)을 특별 공급했으나 광부들은 불만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은 26일 “어제 단천시 검덕광산 광부들에게 도루메기(도루묵)가 공급됐다”면서 “도루메기는 노보물자로 특별 공급된 것이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노보물자란 ‘사회주의노동보호법’ 제32조와 33조에 따라 탄광과 광산, 임업 등 중노동과 유해노동 종사자들에게 국가에서 따로 공급하는 영양식품과 특백미(쌀), 보호약제 등을 말합니다.

소식통은 “광부들의 노보물자에서 기본은 입쌀과 고기, 기름, 달걀 등 영양식품이다”라면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검덕광산 광부들은 노보물자를 받지 못하고 광물생산에만 내몰렸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도루메기철을 맞으며 북한 당국이 국영 수산사업소에 출어권을 몰아주어 도루메기 어획량을 수행하게 되자 검덕광산 광부들의 노보물자로 도루메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소식통은 “국정가격으로 공급된 도루메기는 결혼을 해서 가정이 있는 세대주에게는 50킬로, 비세대주는 20킬로를 공급해주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함경남도 단천시에 자리한 검덕광산은 연·아연·납 등의 매장량이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광산이지만 자금난, 전력난 등으로 제대로 개발되지 못한데다 광부들의 식량공급마저 여의치 않아 광산 운영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연말을 앞두고 금생산기지인 회창광산 광부들에게 도루메기가 공급됐다”면서 “광부 1인당 노보물자로 공급된 도루메기는 50킬로, 독신(비세대주)은 20킬로이다”라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광산 광부들에게 공급한 도루묵의 국정가격은 1킬로에 내화 200원($0.02)이며, 해당 가격은 광부들의 월급에서 정산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광부들의 노보물자로 도루메기가 국정가격으로 공급됐다고 해도 광부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면서 “중노동을 하고 있는 광부들에게 쌀과 돼지고기부터 공급해야지 장마당에서 가장 눅은 도루메기로 생색내기 한다며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달 들어 회창광산 광부들의 식량은 월 보름밖에 공급되지 않았다”면서 “이에 광부들은 노보물자로 공급받은 도루메기 50킬로를 장마당에 팔아서 쌀을 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평안남도 회창군 장마당에서 도루묵 1킬로 가격은 내화 1,500($0.18)~2000원($0.25), 북한 쌀 1킬로에 내화 6,000원($0.75)으로 알려졌습니다. 환율은 1달러에 8.100원, 1위안에 820원입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