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야간 순찰 안전원, 주민 수탈에 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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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안전원(경찰)들이 범죄예방을 구실로 야간 순찰을 돌며 주민을 수탈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야간에 온갖 트집을 잡아 주민들의 주머니를 털어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 함흥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25일 “요즘 안전부가 시내에서 각종 범죄와 비사회주의 행위를 뿌리 뽑는다는 미명하에 야간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며 “범죄자를 잡아야 할 안전원들이 애꿎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트집을 잡으며 돈이나 뇌물을 강요하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밤 10시가 넘으면 시내 곳곳에서 순찰하는 안전원을 볼 수 있다”며 “2~3명씩 조를 무어 움직이는 도 안전국 기동순찰대와 시안전부 야간 순찰대, 노동자 규찰대와 같이 관할 지역을 도는 분주소(파출소) 순찰 담당 안전원까지 2중3중으로 야간 순찰이 강화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들은 오가는 사람들을 불러 세워 신분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주머니와 짐까지 샅샅이 뒤지고 있다”며 “젊은 청년에 대해서는 밤에 무슨 일로 어디로 가는지 등 꼬치꼬치 캐묻고 더 까다롭게 군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엊그제 건강이 좋지 않은 부모님 집에 갔다 밤12시가 넘어 집으로 돌아오던 내 친구가 야간 순찰대와 맞닥뜨렸다”며 “친구는 주머니에 있는 것을 다 꺼내 보여야 했고 손전화도 검열 당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러고도 신분을 확인할 공민증이 없다는 이유로 추운 밤에 1시간 넘게 길거리에 붙잡혀 있다가 2명의 단속 안전원에게 담배 한 갑씩 사주고 집으로 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큰 도시에서는 아파트 창문을 이용해 담배 등 작은 물건을 파는 주민들이 많아 그 주변에서 담배를 구매해 단속 안전원에게 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식통은 “며칠 전 밤에 녹화기(비디오)로 외국 영화를 보던 덕산동의 한 주민은 불이 켜있는 것을 보고 집에 들이닥친 순찰대가 영화가 담긴 DVD가 목란비디오 정품이 아닌 복사본이라고 트집을 잡으며 어디서 복사했는지 대라고 따지는 것을 현금 6만원(7.5달러)을 찔러주고 무마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범죄자를 단속해야 할 순찰 안전원들이 무고한 주민들을 단속해 트집을 잡아 뇌물을 요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야간 순찰은 평시에도 하는 것이지만 며칠 있으면 양력설이라 순찰 안전원들이 명절 준비를 하려고 더 악을 쓰는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온성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26일 “요즘 국경 지역에 대한 안전부의 순찰과 단속이 강화되고 있다”며 “혹시 모를 도강(탈북)이나 밀수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야간 순찰하는 안전원들이 늦은 시간에 불이 켜져 있는 집 문을 두드리며 자지 않고 뭐하고 있었는지 따진다”며 “이틀 전 안전원이 상가집에 들어와 밤에 뭐하냐며 증명서를 검열하겠다고 하다가 가족들의 항의를 받고 물러가는 일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다른 지역에서 온 주민에 대해서는 분주소에 데려가 신분을 확인하고 있다”며 “길주에서 온 한 주민은 돌아갈 열차편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체류 기일을 하루 넘겼는데 안전원이 이것을 트집잡아 8만원(10달러)을 뜯어 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안전부의 순찰과 검열이 범죄 단속이 아니라 주민들의 주머니를 털어내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며 “안전원들의 비리가 극심해 주민들의 불만과 원성이 높은데도 당국은 이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안전원들에게 주민 통제를 계속 강조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