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브럼스 전 사령관 “북 무인기, 한국 탐지·방어능력 시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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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무인기를 한국 영공에 침범시킨 것은 한국의 탐지 및 방어 능력을 시험해보려는 것일 수 있다며, 한국은 북한이 공격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무인기 대응 능력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미 전직 고위 관리들과 전문가들이 말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무인기의 한국 침범은 심각한 긴장고조 활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북한 무인기들이 한국 영공을 침범해 군사분계선 남쪽을 정찰한 것은 정전협정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더 적대적인 대치(hostile confrontation)로 이어질 수 있는 오해와 오판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공격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이 무인기를 한국에 침범시킨 이유는 한국의 탐지 및 방어망을 피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존 틸러리 전 주한미군 사령관도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계속되는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이번 무인기 침범은 이를 통해 한미동맹의 대응을 시험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틸러리 전 사령관은 이런 가운데 한국이 정찰 뿐 아닌 공격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북한 무인기에 대응하는 부대(드론 부대)를 창설하겠다는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이 부대가 공중 및 미사일 방어와 무인기 대응 체계(counter UAS)를 구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을 역임한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 대사도 이날 한국이 드론, 즉 무인기 대응(anti-drone) 부대 창설 등을 통해 북한의 모든 침범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는 것은 옳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국무회의에서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정찰할 드론부대 창설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드론부대 설치를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다양한 능력의 '드론부대'를 조기에 창설해 적의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정찰하고, 물리적·비물리적 타격자산과 스텔스 무인기 등을 확보해 통합 운용함으로써 정찰 등 작전능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은 저고도로 비행하는 북한 무인기를 탐지해낼 수 있는 레이더를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한국이 2017년에 공군기지나 다른 시설 부근을 저공 비행하는 북한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를 구입하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베넷 연구원: 그 뒤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는데 이후 북한이 추가로 무인기를 한국으로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은 이 강력한 역량을 갖춘 레이더를 구입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이것을 마련할 때입니다.

앞서 북한 무인기는 5년 전인 지난 2017년 한국 경상북도 성주의 사드 즉, 고고도미사일방어 기지에 침범한 바 있습니다.

한편, 미 국방부는 한국의 드론부대 창설과 관련해 주한미군에 드론부대가 있는지, 한국의 드론부대 창설에 관여하고 있는지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날 오후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기자 이상민, 에디터 김소영,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