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북한군 내부에서 구타 문제가 심각한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급자의 무차별 구타로 많은 병사들이 고통받고 있으며 일부 병사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받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27일 ”이 달초 총정치국에서 인민군 내부에서 구타 현상이 많이 제기되어 물의를 일으키는 것과 관련해 구타를 없앨 데 대한 사업방안을 만들어 각급 부대들에 내려 보냈다”면서 ”관하 각 부대들은 구타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 안을 만들어 상부에 보고하고 빠른 시일 내에 시행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같은 지시가 내려진 배경은 9군단 산하 부대에서 한 군인이 부대를 여러 번이탈(탈영) 하였다고 하여 몇몇 사관(하사관)들이 심하게 구타하고 버릇을 가르쳐 준다면서 겨울 추위에 철제 통안에 몇 시간이나 가두어 놓는 바람에 초죽음에 이른 사실이 총정치국에까지 보고된 것이 발단이 되었다”면서 ”이 사건을 계기로 전군 부대에 대한 구타 실태조사가 진행되었고 모든 부대에서 구타가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요해한 총정치국에서 급히 구타방지책을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9군단 산하 부대에서 벌어진 구타사건의 가해자인 해당 사관들은 당 처벌, 강직(강등)처벌을 받았으며 전군적인 조사에서는 사단, 여단급 부대들보다 대대, 중대급 이하 부대나 외딴 곳에 파견된 소규모 부대들에서 구타사건이 빈번히 일어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10월 중순에는 함경남도에 주둔하고 있는 108훈련소에서 경비소대장이 소대 군인이 초소근무중에 자주 근무장소를 이탈하는 문제를 추궁하다 병사의 태도가 바르지 않다고 총탁으로 내리치는 바람에 중상해를 입히는 사건이 있었음이 이번 조사에서 밝혀졌다”면서 ”심한 구타를 당한 병사는 소대장에게 앙심을 품고 언제든 기회가 되면 복수하겠다는 말을 하고 다닌 사실까지 밝혀짐으로써 정치적 사고로 까지 번질 수 있는 사건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총정치국에서는 구타방지대책 마련 지시와 함께 ’구타 현상을 결정적으로 없애기 위한 투쟁을 힘있게 벌릴 데 대하여’라는 학습 제강도 만들어 관하 부대들에 내려 보냈다”면서 ”부대들은 군인들을 대상으로 매일 갖는 정치상학(정신교육) 시간에 구타방지에 대한 학습을 진행하고 간부들에 대해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하는 토요학습 시간에 부대내에서의 구타현상과 제기된 문제를 놓고 사상투쟁의 형식으로 총화분위기를 고조시킬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밖에도 모든 부대에서는 간부들과 각 부서, 과별, 분대별로 분담소조를 조직해 대대 단위로부터 말단 초소(소초)단위에 이르기까지 2중, 3중으로 구타방지 지도사업을 전개하고 교양 사업과 구타 피해병사 도와주기 사업들을 진행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같은 날 ”총정치국에서 내려온 사업 방안에 따라 모든 부대 정치부에서는 독립적으로 떨어져 있는 대대, 중대, 초소들에 대해 구타사건이나 애로사항이 없는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당위원회 비서처 성원(지휘관, 정치위원, 참모장, 정치부장 등)들로 분담 조직을 구성해 각지에 분산된 부대단위들에 수시로 나가 현지에서 병사들이 겪고 있는 생활상 애로를 풀어줄 데 대해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군인들속에서는 인민군대에서 구타 문제가 어제 오늘 벌어진 일도 아니고 지금까지 수없이 구타 근절을 위한 지시가 내려왔지만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면서 ”특히 요즘 들어 군대내 구타가 더욱 심해진 것은 국가 공급이 줄어들면서 군인들의 생활조건이 날이 감에 따라 열악해지는 문제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구타를 근절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