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일스 의회에 인공기?” 지역 정치인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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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영국 웨일스 의회가 북한 인공기를 구입해 달고 있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웨일스 의회가 최근 보수당의 정보공개 청구에 따라 공개한 나라별 국기 구입 자료에 따르면 북한과 친러시아 국가인 벨로루시 등 82개의 국기를 구입해 게양하고 있습니다.

또 자료에 따르면 웨일스 의회는 1999년 창립한 이래 국기 구입에 1만2,189 파운드(미화 약 1만4,700달러)를 지출했으며, 인공기는 의장실에 걸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인공기 구입시기나 비용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웨일스 일간지 데일리 포스트는 28일 의회가 한국이나 스페인(에스빠냐) 등 주요 교역국의 국기를 구입해 게양하지 않고, 북한 인공기 등을 구입해 달고 있는 것에 대해 지역 정치인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제회의에서 게양되는 국기들이 화합과 공생을 나타내는 것처럼 국기 게양은 주권국 및 지방정부가 해당 지역을 방문하는 고위 인사에 보내는 존경의 표시인만큼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데런 밀러(Darran Millar) 보수당 의원은 의회가 소유한 일부 국기가 ‘심각한 모욕’(significant offence)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밀러 의원은 “국기는 중요하고 감동적인 상징”이라며 “의회가 북한 국기와 (스페인에서 분리 독립을 요구한) 바스크 국기 2개는 갖고 있으면서 한국이나 스페인의 국기를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상당한 불쾌감을 줄 수 있고 도움이 되지 않는 정치적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그는 “웨일스 국민들은 왜 세금으로 북한과 공산당인 베트남(윁남), (러시아 대통령) 푸틴을 지원하는 벨로루시와 같은 의심스러운 정권의 국기를 구입했는지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의회에 이러한 국기 정책이 목적에 맞는지(fit for purpose) 확인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의회 대변인은 “우리 의회는 23년 전 창설된 이후 외빈방문과 같은 여러 경우를 대비해 전 세계로부터 다양한 국기를 확보했다”며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국기는 2022년 전쟁이 시작된 이후 우크라이나 국민과 연대하기 위해 게양했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그는 “웨일스 국민을 대신해 개방적이고 외향적인 의회로서 전 세계의 모든 나라들과 협력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웨일스 의회는 태극기를 구입하지 않은 이유 등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29일 오후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김소영,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