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쟁 가능성 경고하며 군인·주민에 대적 증오심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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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말연시를 맞아 북한 당국이 전군에 언제라도 보복 성전에 떨쳐나설 수 있도록 사상교양과 정치사업을 집중적으로 진행하라는 지시문을 하달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군 관련 소식통은 28일 “인민군 총정치국에서 현재 조성된 정세긴장에 대처하여 남조선괴뢰들이 도발한다면 도발 원점을 없애버리는 보복성전에 떨쳐 나설 수 있도록 사상무장을 위한 군인 집회를 조직할 데 대한 지시가 하달되었다”면서 “각급부대 정치부들에서는 군인들의 사상무장을 위한 교양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총정치국에서는 부대, 구분대들의 실정에 따라 사상무장 결의를 다지는 군인 집회를 조직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부대별로 임무수행의 특성에 맞게 필요한 구호와 직관물(군인대상 각종 선전자료)을 준비해 정치집회를 진행하라는 것”이라면서 “지금 동계훈련이 진행되는 조건에서 훈련장, 전투진지들에서 직접 집중강연을 조직해 선전선동의 효과를 높이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사(여)단급 이상 부대들에서 간부들을 관하 부대에 파견하여 조성된 정세와 관련한 강연자료를 준비하고 정신교육 시간에 집회와 강연을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면서“출판보도선전물, 인민군 방송, 예술선전대 활동을 적극 활용해 군인들이 적에 대한 극도의 증오심을 가지도록 사상교양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혹한 속에서 1기훈련에 진입한 군인들은 추위와 피로 누적으로 사기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면서 “그런 군인들에게 적에 대한 증오심을 부추기는 사상교양을 강요하다 보니 군인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8일 “사회에서도 중앙당의 지시로 지역별로 군민(군대와 주민이 함께하는 집회)집회가 조직되고 있다”면서 “집회를 조직하는 선전선동부 간부들은 당장이라도 전쟁이 일어날 것처럼 긴장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등 여느 때와는 다른 집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어 주민들은 정말 전쟁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각 지역 동사무소들은 당에서 준비한 정세 관련 강연자료를 가지고 동당비서들이 나서 관하 인민반 부양(직장이 없는 주부와 노인)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조직하고 있다”면서 “이번 강연회에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참여하도록 요구하는 바람에 부양(주부)들은 생계활동에 큰 지장을 받고 있어 허구헌날 사상교양 집회로 주민을 괴롭히는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