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경 일대 철조망에 전기 투입 지시”

0:00 / 0:00

앵커 : 북한 당국이 북-중 국경 감시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경 지역에 설치된 일부 수직 철조망에 고압전류를 연결하라는 지시를 내리는가 하면 국경경비대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29일 “이 달초에 중앙으로부터 북중 국경 지역인 혜산시에 설치된 일부 철조망에 1만 볼트 고압전기를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지시가 하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면서 “이미 국경지역 접근자에 대한 발포 명령으로 사람의 발길이 끊긴 국경에 고압 전기 철조망이라는 살인적인 접근차단장치를 덧붙이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양강도 주둔 경비여단에서는 고압전류투입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각 경비대대별로 경비구간에 대한 요해(평가작업)에 들어갔다”면서 “특히 양강도 국경지역에는 초소에 있는 경비병들의 시야에서 사각지대가 많고 굴곡진 국경선이 많아 부대 지휘관들이 도보로 모든 구간을 답사하면서 철조망에 전기를 흘려보내야 할 지역과 경비 인력 증강 배치가 필요한 지역을 요해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저희 자유아시아 방송은 지난 2017년 8월30일 방송에서 북한 당국이 북중국경 전구간에 걸쳐 수직 철조망 설치작업을 마무리 했으며 일부 경비 사각지대나 폭이 좁은 구간에는 전기철조망을 설치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자유아시아방송은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를 인용해 지난 2017년 7월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정수리에서 촬영한 북중 국경지방의 철조망 사진을 보도했습니다.

그해 지난 7월부터 8월 초까지 북중 국경지방을 직접 찾았던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밀수와 탈북 방지를 위해 설치된 철조망이 과거보다 더 길게 설치됐고, 더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양강도 국경지역에서 철조망을 보강하고 고압전기를 연결하도록 지시한 배경에는 수년 전에 설치한 철조망 만으로는 탈북방지에 많은 허점이 있다는 중앙의 판단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같은 지시를 받은 국경경비대 간부들은 겨울철 전기 부족으로 국경일대의 감시용 조명등도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해 간신히 보장하는 형편인데 (자유아시아방송 12월2일 보도) 철조망에 연결할 1만볼트의 고압 전기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의아해 하고 있다”면서 “장기간의 국경봉쇄와 국경접근자 발포 사살 명령까지 내렸는데도 탈북사건이 완전히 근절되지 않는데 대해 최고존엄(김정은)의 심기가 매우 불편한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중앙에서는 철조망에 전기를 투입하는 문제뿐 아니라 국경경비인력을 대폭 증원할 것도 예고했는데 경비 인력이 늘어나면 앞으로 국경경비 근무는 주야간에 관계없이 2인 이상이 1개조로 근무하는 쌍 근무제로 전환된다”면서 “인력이 모자라 경비초소만만들어 놓고 경비병이 없던 구간에도 밤낮없이 근무인력을 투입할 정도로 많은 규모의 인원이 증원될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같은 날 “중앙의 지시에 따라 국경 경비가 대폭 강화되면서 내년부터는 국경지역에 있는 개인 뙈기밭 (소토지)들도 100% 몰수하여 협동농장에 배속시킨다”면서 “따라서 지금까지 국경지역에 소토지를 갖고 있는 주민들에게 발급해주던 국경지역 통행증도 폐지하고 민간인은 일체 국경 근처에 접근할 수 없게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국경일대 주민들은 이미 작년부터 국경지역에는 누구도 얼씬도 할 수 없는데 당국에서 전기철조망까지 설치하며 이제는 철조망에 1만볼트 고압전기를 투입할 준비를 지시하며 국경 단속을 강화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난 시기에는 국경경비대 군인들이 탈북 브로커들로부터 돈을 받고 탈북자를 눈감아 주거나 개인 밀수꾼들의 월경을 도와주었으나 요즘은 감히 그런 일은 생각조차 못할 정도로 국경 일대의 분위기가 살벌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들의 수가 최근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6년 1,127명 2017년 1,137명 2018년 1,047명 등 천명 대를 넘던 탈북민들의 수가 2020년에는 229명, 2021년 상반기에는 33명으로 대폭 감소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