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이 대적이라고?” 북 주민들 되레 남한 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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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당전원회의(12.27~)를 개최하고 남한을 겨냥한 '대적투쟁방향'으로 도발수위를 높이는 한편 적대감 고취에 주력하고 있지만, 새해를 맞는 주민들은 남한을 선망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30일 “요즘 당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최고존엄이 2023년 대적투쟁방향을 명시한 사실이 선전매체로 보도되면서 남조선과 미국에 대한 적대감 고취를 위한 주민사상교양 등이 강화되고 있지만 다 쓸데없는 짓이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새해를 맞으며 무산군 장마당에서 고기와 쌀 등을 구매해 그나마 명절음식을 마련하는 사람은 남조선에 정착한 부모나 형제로부터 송금을 받고 있는 탈북민의 가족이어서 무산군에서는 탈북민 가족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누가 남조선을 대적으로 보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국은 공화국 국권과 국익을 수호하려면 대적투쟁을 강화해야 한다며 남조선을 대적의 대상으로 몰아가고 있으나 무산군 사람들은 ‘남조선이 왜 대적이냐, 먹을 것 걱정 없는 남조선에서 한 번 살아보았으면 좋겠다’는 반응이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1월1일 명절을 맞으며 김정숙군에서 이밥에 고깃국으로 신정명절을 보낼 수 있는 세대는 일부 돈주들과 남조선에 정착한 가족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는 탈북민의 가족뿐이다”라고 전했습니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북한에 두고 온 가족에게 보내는 송금덕분에 북한에서는 탈북민 가족의 소득수준이 높다는 얘깁니다.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 기간중에도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북에 있는 가족에게 보내는 송금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송금방식은 북·중 접경지대에서 브로커를 통한 비공식 현금이관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남한에서 북한으로 비공식 현금이관방식으로 송금할 경우 수수료는 10~30%, 즉 남한에서 한화 100만원을 북한에 보내면 30만원을 브로커가 챙기고 70만원을 북한 가족이 수취합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국경 봉쇄로 송금 수수료는 50%~60%로 상승하면서 남한에서 100만원을 송금하면 40~50만원정도만 북한 가족이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국경지역은 물론 내륙지역에서도 신정명절에 자녀들에게 떡이라도 해주고 새 옷을 사줄 수 있는 세대는 돈주를 제외하고는 남조선에 정착한 부모나 형제로부터 송금을 받는 탈북민의 가족이어서 남조선에 대한 주민들의 선망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당국이 새해 첫날 이밥(쌀밥) 한 그릇 해먹을만한 식량도 공급해주지 않으면서 남조선을 겨냥한 대적투쟁(증오심 고취)에만 열을 올리자 주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주민들은 대적투쟁으로 주민사상교양과 통제를 강화하는 당국의 선전에 남조선은 대적이 아니라 누구나 먹고 살 걱정이 없는 희망의 땅인데 평생 한 번이라도 남조선에서 살아보면 좋겠다며 노골적으로 말하고 있어 당국의 대적투쟁 선전은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지난 10월 발표한 ‘2022 북한이탈주민 경제사회통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전체 응답자의 약 18%만이 ‘2022년 대북송금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올해 평균 1.51회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올해 대북송금 경험자들의 1회 평균 송금액은 409만원(미화 약 3천 300달러)로 집계됐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