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 “대미협상은 리선권보다 최선희가 나설 것”

지난 12일 개최된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지위 변동에 관심을 모았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경우 별도로 호명되지 않고 주석단에 앉은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따라 그가 여전히 국무위원 자격 등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2일 개최된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지위 변동에 관심을 모았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경우 별도로 호명되지 않고 주석단에 앉은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따라 그가 여전히 국무위원 자격 등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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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 속에서도 지난 12일 제14기 제3차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하고 국가예산과 재자원화법과 원격교육법 등의 채택, 그리고 조직문제 등을 다뤘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켄 고스 국장으로부터 이날 리선권 외무상의 국무위원 선출 등이 교착된 대미 협상에 주는 의미 등에 관해 들어봅니다. 대담에 양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리선권 외무상이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에, 전날 개최된 노동당 정치국회의에서는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출되면서 '리선권 외무상 체제'가 정식 출범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향후 미북 협상에 있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고스 국장: 지난해 12월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발표된 대대적 조직 인사 이동에 따라 공석이 된 리용호 전 외무상이 지녔던 국무위원회 위원 직에 임명된 것은 당연한 절차입니다. 또한 리수용 전 노동당 국제부 부장의 후임인 김형준 당 부위원장도 마찬가지로 국무위원과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로 임명된 것입니다. 전략적 측면에서 정책의 변화가 있다기 보다는 이들이 직무 수행에 필요한 권위를 공식적으로 부여 받은 것으로 보면 됩니다.

기자: 강경파로 알려진 리선권 외무상 체제가 완성되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대미 협상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 지 주목되는데요?

고스 국장: 북한의 정책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립하고, 이들은 정책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12월 열린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새로운 길'과 자력갱생을 추구하고 미국과의 협상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정책을 밝혔고, 이번 정치국 회의나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이를 수행할 인물의 인사를 공식적으로 마무리한 것입니다. 그러나 미북 협상이 재개될 경우, 강경파인 리선권 외무상은 협상 전략을 짜는 역할은 하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 미국의 다수 관리들은 천안함 폭침 사건에 개입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대미 협상 전면에 나서는 것을 매우 불편해 했습니다. 리선권 외무상은 시키는 대로 이행하는 역할을 맡고 최선희 제1부상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미 협상 전략을 짜게 될 것으로 봅니다. 최선희 제1부상이 최근 언론에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그가 갖고 있던 지위에 변화가 없었다는 점에서 그가 아직도 김 위원장과 김 씨 일가와 밀접한 관계(proximity)를 유지하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 최고인민회의에서도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직무와 관련한 발표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었는데요.

고스 국장: 정치국 후보위원에 임명된 것 이외에 국무위원회의 직책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당 중심 국가인 북한에서 국무위원회 위원이냐 아니냐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에게 어떤 긴급사태가 일어날 경우 그를 대신할 매우 강력한 인물로 키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4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후보위원에서 제외됐지만 최근에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자신의 이름으로 대미 성명을 내고, 군부에 대한 지도활동을 하는 등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유사시에 김여정이 김정은을 대신해 결졍권자의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자: 이번 최고인민회의 예산위원회 위원장이 오수용 당 중앙위원회 정무국 부위원장에서 지난해 말 정치국 후보위원에 임명된 김덕훈으로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고스국장: 이번 최고인민회의는 외교정책 보다는 경제와 코로나 19상황에 중점을 두었다고 보면 됩니다. 경제정책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고 봅니다.

앵커: 지금까지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켄 고스 국장으로부터 지난 주말 열린 최고인민회의에 대해 들어 봤습니다. 대담에 양희정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