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환율· 쌀값 폭등’ 국경무역 얼어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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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북한 사회가 긴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환율과 쌀값이 치솟고 있습니다. 이 소식에 중국 변경 도시의 대북 무역 상인들도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연말연시 경기를 다소 기대하고 있던 변경 무역 대북 상인들이 최근 들려오는 북한 내부소식에 실망하고 있습니다. 환율이 급등하고 쌀값 등 물가가 치솟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환율 급등은 북한 내부의 물가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주머니가 열리지 않으면 대북 무역상들에게도 직격탄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중국 단동에서 북한과 변경무역을 수년째 하고 있는 장 모 씨는 “연말연시 경기를 조금 기대했었는데 영 아닌 것 같다”고 말합니다. 장 씨는 “일주일 전에 주문 받은 한 트럭 분량의 물건을 보낼 준비를 다 해 놓았는데, 북쪽 대방이 보류해달라고 긴급히 통보해 와 난처한 지경”이라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또 다른 변경 무역상인 왕 모씨 사정도 비슷합니다.

왕 씨는 보름 전에 내보낸 물건값을 아직 받지 못했는데 북한 내 환율이 큰 폭으로 올라 외상 대금 받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합니다. 왕 씨는 외상값을 받기는커녕 잘못하면 떼일 수도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하소연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1년 전 화폐개혁의 악몽이 이제는 좀 가시는 가 했는데 이번엔 연평도에 쏜 포탄이 여기까지 날아온 느낌이 들 정도로 장사가 어렵다”면서 “연평도 사태가 빨리 갈아 앉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연평도 포격이후 급등하는 북한의 환율은 중국을 오가며 장사를 하는 북한 화교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열흘 전에 물건 구입 차 중국에 왔다는 평양거주 화교 진 모 씨는 당초에 계획했던 물품을 북측으로 들여가야 할지 망설이고 있습니다. 환율이 급등해 물건을 들여가면 가격을 올려 받아야 하는데 생각대로 물건이 팔릴지 고민스럽기 때문입니다.

진 씨는 “조선의 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어 장사하는 것이 마치 도박을 하는 것 같다”고 푸념합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중국변경 상인들은 북한 내부 대방들과의 전화 소통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변경 무역 상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최근 들어 북한 보안기관의 휴대 전화 단속이 부쩍 강화됐다고 합니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적발되면 중벌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북측 대방들이 단속을 피하느라 한밤중이나 새벽에 전화를 해와 걸핏하면 밤잠을 설치기 일쑤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