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주 한인 기독교인들로 구성된 민간단체 '크로스선교회(Cross Mission)'가 올 봄 북한 주민들을 위해 보낸 의약품이 선박회사의 하역 거부로 반송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크로스선교회는 지난 3월 미국 동부를 출발해 5월 초 중국 다롄항에 도착한 의약품 컨테이너 2대가 선박회사의 하역 거부로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소식을 최근 접했습니다.
일본계 화물 운송 선박회사인 '나고야 익스프레스'는 미국에서 중국까지의 운송만 담당했었는데 해당 물품의 최종 도착지가 북한이라는 소식을 뒤늦게 알고 중국에서 하역을 거부한 겁니다.
크로스선교회는 이번에 22차 컨테이너 774만 달러, 23차 컨테이너 1,480만 달러 등 총 2,254만 달러 상당의 의약품을 북한에 전달할 예정이었습니다.
이들 의약품은 북한 어린이와 주민들에게 필요한 항생제와 감기약, 마취제, 고지혈증 치료제 등입니다.
크로스선교회의 대북 지원물품은 금속 등을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별도로 제재면제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크로스선교회 측은 자문 변호사를 통해 식량과 의약품이 유엔 안보리가 정한 대북제재 물품에 해당하지 않고, 선박회사가 중국까지만 운송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회사 측에 하역 거부에 대한 부당성을 강력히 주장했지만 결국 반송이 결정됐습니다.
민감한 대북지원 관련 일을 다뤄 익명을 요구한 크로스선교회 오클랜드 본부 담당자는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선박회사의 하역 거부로 물품이 반송된 사례는 처음이라며, 해당 선박회사로부터 이후 어떠한 구체적인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담당자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서류 작업 등을 포함한 필요한 운송 절차를 거쳤는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오클랜드 본부 담당자: 저희도 사실 왜 그런 입장이 나왔는지 사실 궁금해요. 저희가 컨테이너 보낼 때 스텝 바이 스텝으로, 여러가지 절차가 있잖아요. 그런데 저희가 명확하게 그 이유를 알고 싶은데 현재 그 정도밖에는 알수 없는 입장이 돼버려서 저희도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이 담당자는 컨테이너가 미국에 도착한 후 다시 중국으로 보내는 데 시간과 비용이 두배로 들게 됐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선박을 이용한 운송비는 컨테이너 하나 당 2만4천 달러 가까이 듭니다.
크로스선교회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중직 목사는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선박회사를 상대로 소송도 생각했으나 소송 진행으로 인한 의약품 전달이 지연될 것을 우려해 재발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중직 목사: 우리가 변호사를 통해서 소송을 하게 되면 시간이 걸리잖아요. 그러면 더 늦게 북한에 의약품을 보내야 하니까... 일단은 다른 운반회사를 찾아서 보낼 예정이거든요 지금.
한편 크로스선교회는 매년 4차례씩 선박을 통해 미국에서 중국을 거쳐 북한에 의약품을 전달해 오고 있으며, 지난 2월 초 북한 남포항에 2,300만 달러 상당의 의약품 컨테이너 2대가 도착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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