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2020년 달력에도 김정은 생일 명절 표기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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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제작한 2020년 새해 달력에 김정은위원장의 생일(1.8)이 국가명절로 표기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새해가 되면 당 선전선동부가 앞장서서 김정은 우상화선전을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RFA가 입수한 북한 ‘외국문출판사’가 제작한 2020년 달력에는 선대수령들의 생일과 국가 명절을 비롯한 설날과 추석, 민속명절까지 공휴일로 표기되었지만 김정은의 생일은 평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사진 참조)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17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020년 새해 달력에도 1월 8일(김정은 생일)이 국가명절로 표시되지 않았다”면서 “선대수령들의 생일인 태양절(4.15)과 광명성절(2.16)만 빨간색 공휴일로 표시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새해 달력에 원수님의 생일이 명절로 표시되지 않았어도 당 선전선동부의 우상화 선전은 2020년 새해 들어 더 극성을 부릴 것”이라면서 “벌써부터 전국의 당선전일꾼들은 백두산지구답사행군을 끝내고 주민들을 김정은 우상화 테두리에 묶어 세우는 데 필요한 사상사업을 다각도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올해는 미국의 대북제재가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바닥까지 떨어졌다”면서 “주민들 속에서는 내년에는 먹고 살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말들을 주고 받으며 생활고를 어떻게 버텨 나갈지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019년 달력(오른쪽)에는 ‘어머니절'(11.16)이 공휴일로 표기되지 않았지만 2020년 달력에는(왼쪽) 명절로 표기되었다.
지난 2019년 달력(오른쪽)에는 ‘어머니절’(11.16)이 공휴일로 표기되지 않았지만 2020년 달력에는(왼쪽) 명절로 표기되었다. (/RFA Photo)

소식통은 “나라가 이 꼴이 되도록 당국은 서민 생계대책을 세우기 보다는 사법기관을 동원해 민심을 통제하고 억누르는 데만 바빠 맞았다”면서 “생활고에 찌들고 당국의 통제와 감시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새해가 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냐”고 말했습니다.

한편 2020년 북한 달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김정은이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4.13)과 노동당 제1비서(4.11)로 추대된 날을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았고, 달력 위쪽에 관련 설명만 넣었습니다. 또 신정(1.1)과 설날(1.25)이 공휴일로 지정되었으며 정월대보름(2.8)과 건군절(2.8)이 겹치면서 동시에 공휴일로 표기되었습니다.

이밖에도 2019년 달력에는 청명절(4.5)이 공휴일이었지만 2020년 달력에는 한식(4.4)이 빨간색 공휴일로 표기되었습니다. 또 2019년 달력에는 부녀절(어머니날∙11.16)이 공휴일이 아니었는데 2020년 새해 달력에는 빨간 색 공휴일로 표기되었습니다.

북한이 발행한 2020년 달력에 표시된 공휴일은 국가명절과 민속명절을 포함해 모두 65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