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지방 공장 기업소들이 평양시 주택1만호건설장에 보낼 동원 인력을 확보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건설장에 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 혜산시의 한 기업소 간부 소식통은 4일 "요즘 평양시 사동지구와 송신지구에 일떠서는 1만세대 살림집건설에 전국의 공장 기업소 종업원이 동원되고 있다"며 "공장, 기업소 일꾼들은 평양시 주택건설장에 보낼 교대 인력을 해결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겨울이 닥치기 전에 봄 혹은 여름부터 평양시 1만세대주택건설에 동원된 인원들을 교대시켜줘야 한다"며 "1만세대 주택건설은 외부 공사가 기본적으로 끝났기 때문에 겨울 동안에는 건물 내부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아무리 설득해도 평양시 건설에 가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전국의 공장, 기업소들은 당원돌격대, 수도건설돌격대, 혁명사적지건설돌격대, 도돌격대 등 각종 돌격대에 끊임없이 동원 인력을 보내고 있다"며 "동원하는 인력 숫자는 공장, 기업소의 규모와 정원수에 따라 위에서 지정해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소식통이 일하는 기업소는 종업원이 120명 정도 되는 5급 기업소인데 평양시 건설에 3명의 동원 노력을 보내고 있으며 이외에도 삼지연지구 건설, 단천발전소 건설, 황해도 물길공사 등 각종 국가건설공사에 모두 10명의 동원 인력을 보내고 있다는 얘깁니다.
소식통은 또 "다른 외부 공사에 동원되더라도 수 개월의 동원 기간 중에 한 번 정도는 집에 다녀갈 수 있지만 평양은 통제구역이다보니 교대할 때까지 집에 갈 수 없다"며 "1만 세대주택을 건설하는 대공사를 1년 안에 끝내라고 하니 평양시주택건설에 동원을 가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힘들게 일할 것이 뻔한데 누가 선뜻 나서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설사 주택건설에 보낼 인원을 확보했다고 해도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일하는 동안 사용할 용돈과 장기간 외지에 나가 일하는데 필요한 물품 같은 것도 해결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부령군의 한 공장 간부 소식통은 같은 날 "전체 인원이 70명 정도밖에 안 되는 우리 공장도 평양시 1만세대주택건설 돌격대에 2명의 동원 인력을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3월 평양시주택건설이 시작될 때 누구도 돌격대에 가겠다는 사람이 없어 무척 고심했다"며 "오랜 논의 끝에 평양시 주택건설이 앞으로 5년간 계속될 것이기에 종업원들이 번호 뽑기로 순번을 정해 한사람이 2개월씩 동원 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18년 만에 완공된 어랑천발전소 팔향언제(댐) 건설 때 일이 너무 고되다 보니 돌격대에 나간 종업원들이 1개월씩 교대해줄 것을 요구했었다"며 "그 때는 매달 교대할 동원인력을 정하느라 정말 힘들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동원 인력을 제 때 보장하지 못하면 지배인이나 기업소 당비서가 군당 조직부에 불려가 책임추궁을 당한다"며 "너무 급한 나머지 꽂제비(노숙자)에게 비옷, 겨울용 작업복, 내의 등 필요한 물품을 보장해주고 한달을 채우면 3만원씩 돈을 주기로 하고 몇 개월간 공장 종업원으로 둔갑시켜 돌격대에 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쩍하면 돌격대를 무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나라의 건설사업에는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집을 떠나 외지에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며 몇 달씩 힘든 노동에 시달려야 하는 주민들에게는 죽을 곳에 끌려가는 심정"이라면서 "자기 자식들은 돌격대에 보낸 적이 없는 높은 간부들은 이런 주민의 심정을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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