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주민들 속에서 이색적인 생활 풍조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이를 단속하고 처벌을 강화하라는 지시문을 내렸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11일 "요즘 젊은이들 속에서 결혼식을 올리면서 조선옷을 서양 드레스처럼 이상하게 변형해서 입는가 하면 서구식으로 머리에 물감을 들이고 특이한 옷차림을 한 들러리를 4명씩이나 세우는 등 이색적인 생활 현상 등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시민들이 생활난에 허덕이는데 일부 돈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비사회주의적 생활풍조를 보이고 있어 당국이 대책마련에 나섰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청년들 속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비사회주의 생활방식은 적들의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에 동조하는 행위로 간주할 데 대해 지시했다"면서 "올해 새로 제정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나온 후 당국에서는 주민교양과 통제를 강화한다고 하였지만 아직도 이 같은 비사회주의 생활방식이 근절되지 않는 것은 간부들의 당결정집행에 대한 자세와 입장이 바로 서지 않은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어 간부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청년동맹을 비롯한 근로단체조직들에서는 젊은이들 속에서 없어지지 않고 있는 '이색적인 생활풍조를 없애기 위한 조직들의 과업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11월중으로 집체 총회를 소집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여자들의 바지 착용, 젊은이들이 청바지를 입고 나다니는 행위, 화려한 색상의 옷차림, 요란한 머리 장식 등 자본주의 생활풍조와 관련해 대사상투쟁의 방법으로 총회를 진행할 데 대해 강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와 관련해 매 기관, 기업소, 대학 들에서는 간부들이 나서서 규찰대를 조직하고 비사회주의 생활 풍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출근시간에 맞춰 기관, 기업소에 이르는 골목이나 정문에 규찰대원들이 나와 이색적인 옷차림과 머리단장을 한 사람들을 단속하여 신상공개와 함께 당국에 명단을 통보하고 사상투쟁을 벌리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중앙에서 이색적인 생활 풍조를 없앨 데 대한 지시가 내려오면서 각 기관, 기업소 성원과 대학생들로 구성된 규찰대들이 중요한 길목이나 학교 정문에서 단속을 벌리고 있다"면서 "규찰대의 단속에 불응하거나 모욕적인 발언, 행패질을 하는 대상들에 대해서는 단순한 신상공개와 사상투쟁(자아비판) 에서 끝나지 않고 노동단련대 처벌을 받게 되어있어 분위기가 살벌하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이색적인 생활 풍조를 없애기 위해 단속 사업을 3단계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다"면서 "1단계는 11월말까지, 2단계는 12월말까지, 3단계는 다음해 2월말까지 나누어 단속과 교양을 강화하면서 비사회주의적인 생활 풍조가 뿌리 뽑힐 때까지 진행하도록 지시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사실 주민들속에서 이색적인 생활 풍조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외부 세계, 특히 중국 사람들의 생활방식에서 영향 받은 바가 크다"면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서 규정하는 반동사상문화 행위의 범위가 워낙 넓고 애매하기 때문에 당국이 언제, 무슨 이유로 이색적인 생활 풍조를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 행위로 몰아붙여 처벌할지 몰라 주민들이 두려워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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