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들어 상승세를 보이던 미국 달러 대비 북한 원화의 환율이 지난달 들어 8천원을 넘어섰습니다. 최근 북중 간 무역 재개로 외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원화의 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와 평안남도 안주에 거주하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이 8천200원을 기록했습니다.
미화 1달러를 사려면 북한돈 8천200원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지난해 말 5천원 이하로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올초 6천원으로 오른 이후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해 올 여름 7천원 대를 기록한 뒤 9월 들어 8천원을 넘어섰습니다.
북한 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집계한 최근 비공식 환율 통계에 따르면 9월 중순 8천원으로 집계된 원·달러 환율은 9월 말 8천500원으로 소폭 증가한 후 10월 첫째주 8천200원, 둘째주엔 8천150원을 기록했습니다.
북 원화에 대한 달러 강세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외화 사용 통제에 나서면서 향후 환율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주목됩니다.
최근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당국이 주민과 기관들에 외화 교환 시 국가은행 이용을 지시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강력 처벌하는 등 외화 사용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내부적으로 외화 사용을 억제하는 정책을 펴면 외화를 쓸 수 없기 때문에 달러에 대한 북한 원화 가치가 오르면서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코로나 첫해인 2020년 계속되는 대북제재와 코로나 사태로 인한 장기간 국경봉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던 북한 당국이 외화 사용을 금지시키고, 북한 원화 사용을 권장하면서 북한 원화의 가치가 다소 상승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박사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중 무역재재에 대한 기대감은 외화 가치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브라운 박사 : 열차가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갔고, 무역이 재개됐습니다. 앞으로 무역이 계속될지는 의문이지만 북한 무역상들은 점차 무역이 확대될 것으로 생각해 중국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 더 많은 달러, 위안화를 보유하려고 할 것입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 9월 북한 내 코로나 발생으로 중단됐었던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이 약 150일만에 재개됐다고 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위안화에 대한 환율은 변동이 있긴 하지만 올해 1월 말부터 800원대에 접어든 이후 소폭의 등락을 보였고 최근인 10월 중순 약 860원(신의주/안주)을 기록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사장 출신인 토머스 번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당국의 달러 등 외화 흡수 정책이 외환시장과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번 회장은 북한 내 사실상 외환시장 제도 자체가 제대로 정착돼 있지 않아 이러한 조작이 많이 발생하는 한편 향후 환율 전망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읽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원·달러 환율 하락을 위한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을 펴는 징후도 발견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