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주민들에게 새해 첫 과제로 비닐 마대를 바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중앙위원회 제8차4기전원회의 결정 관철을 위한 투쟁에 떨쳐 나서라며 건설용 비닐마대를 거둬들이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4일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과제가 부과되었다”면서 “사회주의 건설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세대별로 건설공사에 필요한 비닐 마대를 바치라는 지시가 하달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청진시 송평구역의 인민반들은 인민반회의를 통해 건설장에서 필요로 하는 비닐 마대를 세대당 1장씩 바치라고 포치했다”면서 “이번 지시는 수남구역과 신암구역의 인민반들에도 똑같이 내려진 것으로 보아 도내 모든 지역에 일제히 하달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인민반에서 지정한 마대의 종류는 농장들에서 주로 쓰는 80kg 용량의 피피(PP)마대로 알려졌다”면서 “비닐로 된 마대는 건설현장에서 세멘트와 모래를 운반하는 데 요긴하게 쓰이는 건설자재로 알려져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비료나 식량을 포장하는 비닐 마대가 집집마다 있을 리 없다고 당국에 하소연하고 있다”면서 “그러자 당국에서는 바칠 마대가 없는 세대에서는 장마당에서 거래되는 중고품 비닐 마대 한 장의 가격인 현금 3천원을 대신 바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청진시를 비롯한 도내 각 지역에서는 도당위원회 주관으로 ‘2022년을 혁명발전의 일대 분수령으로 빛내이자’는 구호를 앞세운 건설지원사업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면서 “사회주의 건설의 전면적 방침관철에 나서라며 주민들에게 건설지원사업을 독려하고 있는데 지원 내용이 건설용 비닐 마대를 바치라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양에 있는 친척에게 새해인사를 하느라 통화를 했는데 평양에서도 새해 벽두부터 시당 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전 주민들이 국가대상건설에 필요한 건자재지원사업이 시작되었다”면서 “우선 인민반에서 건설장에서 긴요하게 쓰이는 비닐 마대를 1장씩 바치라며 세대별 과제를 부과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건설장에 필요하다며 비닐마대를 바치라는 지시에 주민들은 난감한 표정이다”라면서 “알곡이나 비료를 포장하는 포장재인 비닐 마대는 요즘 구하기도 어려운데 이를 모든 세대에 부과하는 것은 곧 현금을 바치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지난해에도 당의 사회주의 건설방침에서 이룩된 성과라며 주택건설사업을 중점적으로 선전했지만 실제로 새 집을 얻은 주민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면서 “세멘트와 모래를 운반하는 비닐 마대조차 모자라 주민 지원에 기대는 현실에서 온전한 건설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