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서 헐값에도 찾는 사람이 없던 불법 중국 손전화기 값이 요즘 크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중 무역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중국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서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29일 “요즘 신의주에서 중국 손전화기를 구입하려는 주민들이 부쩍 늘었다”면서 “중국통신기지국을 이용해 중국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중국 손전화는 불법이긴 하지만 중국측 대방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 사태 이후 최신형 중국손전화기는 새로 들어온 게 없고 대부분 코로나 이전에 유입된 오래된 손전화기가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손전화기의 출시년도와 성능에 따라 중국 돈 4천위안부터 1만위안까지 가격차이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여기(북한)서는 중국 기지국을 이용할 수 있는 중국 손전화기를 찾는 사람이 없어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면서 “당국의 단속이 강화되고 공식, 비공식 무역이 중단되어 불법 중국 손전화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암시장에 서 전화기 한 대에 300달러이하에 내놓아도 팔리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하지만 곧 조중무역이 재개될 것이라는 소식이 퍼지면서 무역일꾼들과 밀수꾼들은 중국 손전화기를 서둘러 마련하기 위해 암시장을 찾고 있으며 가장 싼 중고 중국 손전화기 1대에 650달러 이상으로 급등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무역관련 소식통은 30일“지난 주 업무차 신의주에 출장을 왔는데 와서보니 신의주 일대에서 한동안 잠잠하던 중국 불법손전화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중국국경과 가까운 신의주에서는 중국 기지국을 통해 중국과 직접 통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중국 손전화기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가격도 오름세에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불법 중국손전화기에 대한 단속이 해제된 것도 아닌데 이처럼 중국손전화기를 찾는 사람이 많아진 것은 조-중 간에 국제화물열차가 운행을 재개하면서 국경무역재개가 임박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면서 “300달러에도 팔리지 않던 중고 중국손전화기가 기능과 출시연도에 따라 650~1,500달러까지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신의주에는 중국산 손전화기 외에 남조선(남한)에서 유입된 삼성손전화기도 더러 있다”면서 “한국 손전화기는 단속될 경우 남조선 제품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가중 처벌을 받을 수 있지만 중국 손전화기에 비해 여러가지 부가기능이 있고 통화품질도 우수해서 무역관계자나 밀수꾼들이 선호하는 기종이다”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삼성손전화기 가격은 $1,700~$3,000이라며 크게 무역하는 사람들은 돈을 아끼지 않고 최신형 삼성손전화기를 구입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중국 손화기를 여러 대 가지고 외국에 있는 탈북자와 국내 가족을 연계시켜주고 송금업무까지 대행하던 전화브로커들도 하나 둘씩 브로커 영업을 재개하기 위해 기지개를 켜는 형편”이라면서 조중무역이 정상화되고 불법손전화기를 이용한 밀무역과 해외송금이 늘어나면 인민들의 생활이 한결 나아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조중무역이 정상화 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