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곡창지대인 황해남북도 협동농장들에 알곡증산을 위한 투쟁을 독려하고 있는데 대해 농민들의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농자재 등 국가지원이 없는데 무조건 알곡생산을 늘리라고 압박하는 데 대한 불만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황해남도 연안군의 한 농업부분 간부소식통은 20일 “요즘 1월27~28일 이틀간 평양에서 진행된 제9차 농근맹대회의 결정관철을 위한 올해 농사차비가 시작되었다”면서 “하지만 농민들은 알곡생산을 높일 뚜렷한 방도가 없다며 당국의 지시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농근맹대회에서 원수님(김정은)이 황해남도를 알곡생산의 기본곡창지대로 지정했지만 실제로 우리 군의 올해 알곡생산 전망은 암담하다”면서 “대부분의 협동농장들이 뜨락또르(트랙터)와 모내는 기계(이양기)는 물론이고 부림소마저 절대 부족해 어떻게 농사를 지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실정이 이러 하니 농장간부들은 농장의 알곡생산을 늘인(늘린)다며 주변 단위(군 편의봉사망)에서 새땅찾기로 조성한 경작지와 개인들이 일군 뙈기밭(텃밭)등을 농장의 경작지로 마구 빼앗아 농장 경작지로 편입시키고 있다”면서 “농근맹대회의 결정관철을 위해서라며 연로한 늙은이들이 힘들게 조성한 텃밭까지 빼앗아 농장 경작지로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번 대회에서 원수님(김정은)이 황해남도를 기본곡창지대로 지정한데 대해서도 주민들은 불만이 많다”면서 “넓은 평야지대인 황해남도가 전통적으로 곡창지대인 것은 맞지만 영농자재와 윤전기재도 보장해주지 않으면서 무조건 알곡 증산만 요구하면 무슨 수로 알곡을 더 많이 생산해내란 말이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농장원들은 당국이 요구하는 올해의 알곡증산은 불가능한 목표로 여기고 있다”면서 “논밭에 물을 댈 관개수로도 정비하지 못해 많은 논이 말라가고 있는 현실에서 알곡증산은 무리한 계획”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이와 관련 황해남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20일 “요즘 지난 제9차 농근맹대회에서 알곡증산을 결정하는 바람에 황해남도의 농장들에 알곡증산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농장원들은 알곡증산에 필요한 비료도, 비닐박막도 없고 뜨락또르 등 농사기계도 부족한 현실에서 당국의 지시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해마다 반복되는 당국의 알곡증산 압력에 반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 황해남도 안 농장들에서 관개수로가 미비해 벼를 심던 논을 밀과 보리를 심는 밭으로 전환한 곳이 많다”면서 “비료와 농약은 물론 논농사의 기본이 되는 물이 부족해 밭으로 전환한 것인데 이제 와서 당국이 쌀 증산을 위해 다시 밭을 논으로 전환하라고 하니 너무도 한심한 일”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우리 도는 본래 쌀의 고장이지만 2-3년 전 큰물이 지어 관개수로가 다 망가지면서 농사 지을 물이 없어 농장원들은 하늘만 쳐다보며 한숨을 짓는다”면서 “일부농장원들은 농기계와 비료 등 자재 부족으로 알곡 증산이 어려운 현실을 당국에 설명하라면서 농장간부들에게 항의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