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북 대사관 재정상황 면밀히 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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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옛 공산정권 시절 북한과 절친한 관계였던 불가리아가 자국 내 북한대사관의 재정 운영 상황 등을 면밀히 감시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북한대사관이 현지 업체에 임대했던 예식장은 대사관에 임차료를 지불하지 않은 채 여전히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최근(11일) 공개한 ‘상호 평가 보고서’에서 “불가리아 당국이 불가리아 주재 북한대사관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There is an Embassy of DPRK in Bulgaria, which as confirmed by the authorities is being closely monitored.)

보고서는 특히 지난 2017년 불가리아 국가안보청(SANS)이 불가리아의 모든 은행에서 정보를 입수해, 북한대사관의 불가리아 은행 계좌 이용 가능성과 재정 운영 상황을 조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Particularly, in 2017 competent directorates within SANS (incl. FID-SANS) explored the availability of bank accounts in Bulgaria and the financial operations of the Embassy of DPRK in Bulgaria by obtaining information from all banks in Bulgaria.)

그러면서 불가리아 외무부가 해당 조사 결과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위원회 산하 전문가단과 공유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불가리아가 북한과 무역관계를 맺고 있지만 지난 몇 년간 양국 교역량은 매우 낮았고 교역량 대부분은 불가리아의 대북 수출량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양국 교역액은 2015년 당시 미화 1백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2016~2017년도에는 각 60만 달러로 감소했고, 2018~2019년도에는 무역량이 전무했습니다.

2020년도 교역액은 미화 70만 달러에 달했지만 이 중 대부분인 68만 달러는 불가리아의 대북 식품 수출액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후 2021년 1~10월 사이에는 무역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보고서는 실제 불가리아의 ‘부처간 수출통제 및 대량살상무기(WMD) 비확산 위원회’가 북한에 군수품 및 이중용도 품목을 수출입하기 위한 허가증을 승인한 적이 없고, 해당 물품에 대한 수출입 관련 요청을 받은 적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불가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이 현지 업체에 임대했던 예식장이 여전히 운영 중인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앞서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단은 지난 2018년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 소재 외교공관에서 불법 임대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전문가단은 ‘테라 레지던스’라는 예식장이 과거 북한 대사관저였던 건물로, 북한이 외화 벌이를 위해 현지 업체에 임대 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4일 확인한 결과 테라 레지던스 홈페이지에 등록된 번호로 여전히 전화 연결이 가능했습니다.

세계 최대 다국적 인터넷 검색사이트인 ‘구글’에서도 이 업체가 여전히 영업 중인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 업체를 이용한 고객들은 전날인 13일에도 후기를 남겼으며 약 한 달 전 업체는 고객들의 불만 사항에 대해 답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또 업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일주일 전까지 예식장 사진을 올리며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지난해 10월 공개된 전문가단 중간 보고서에 따르면, 불가리아 당국은 테라 레지던스를 운영하는 현지 업체인 ‘테라그룹’과 또 다른 현지 업체인 ‘테크놀로지카’에 북한과의 임대 계약을 해지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했다고 밝혔습니다.

불가리아 당국은 그러면서 2017년 초반 이후 해당 업체들이 북한대사관에 임차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