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위 ‘오라스콤 북 은행계좌 8천만 달러 이체’ 조사

0:00 / 0:00

앵커: 북한 내 이동통신사업자 '체오 테크놀로지(CHEO Technology)'가 '오라스콤 인베스트먼트 홀딩스'에 8,170만 유로(8,027만 달러)를 무이자 대출해주는 것에 대해 유엔 대북제재위원회가 정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고려링크’라는 브랜드명으로 북한 평양 등 주요도시에서 이동통신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체오 테크놀로지(CHEO Technology)’.

북한 체신성이 지분 25%,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이 75%를 투자해 설립한 체오 테크놀로지는 2008년 12월부터 북한 주민들에게 손전화(휴대전화) 통신망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업은 ‘유엔 제재 예외’로 분류돼 사업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2017년 9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채택해, 북한 정권 자금줄을 차단하는 방안으로 ‘비영리, 공공목적 등을 제외하고,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과의 합작이나 합자, 외자 형태 기업을 모두 폐쇄’하도록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오라스콤은 2018년 12월 “이집트 투자 및 자유구역관리청으로부터 고려링크를 대북 해외투자를 금지한 유엔 제재의 예외로 인정한다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승인을 담은 공문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에서 고려링크의 성격을 공공목적으로 인정한 것이라며 이후 북한에서 고려링크 사업을 하는 데 유엔의 추가 승인이나 제재 예외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자신했습니다.

이후 4년 가까이 지난 2022년 10월 17일, 오라스콤 인베스트먼트 홀딩스는 “자회사인 체오 테크놀로지로부터 미화 8천만달러 가치인 ‘8천170만 유로’를 무이자로 대출받기로 했다”는 이사회 결과를 발표합니다.

이 거액의 자금은 오라스콤 인베스트먼트 홀딩스의 북한 내 은행계좌로 이체돼 보관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에릭 펜턴-보크 전문가단 조정관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오라스콤 대출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We’ve been looking further into the Orascom loan.)

이번 대출 건이 2017년 유엔 1718 위원회가 승인한 ‘오라스콤에 대한 제재 면제’ 범위 안에 들어있는지, 벗어났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The 1718 Committee approved an exemption to the sanctions regime in 2017 for Orascom, a decision which we are now looking into closely. It is possible that this latest loan goes further than the original exemption agreement.)

8천170만 유로가 무이자 대출 형식으로 움직이는 것이 기존에 승인된 면제 범위 안에서 벗어났는지를 따지는 것은 복잡한 과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But it will be a complex process to untangle the available data to see if a breach has occurred.)

대북제재위 전문가단은 이번 대출 건은 중요한 사안이라며 정밀 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The Panel will need to investigate more deeply in order to ascertain all the facts, but this is an interesting lead which we will pursue.)

한편, 이집트에 있는 오라스콤 인베스트먼트 홀딩스 본사는 이사회 결과 외에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21일 오후까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8일 오라스콤 인베스트먼트 홀딩스 이사회 문건을 인용해 이 회사가 자회사인 '체오 테크놀로지'로부터 8천170만 유로를 무이자로 대출받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기자 심재훈,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