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간부들에 병사 먹일 개고기 마련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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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군당국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군 간부들에게 복날을 맞아 개고기를 마련해 병사들을 먹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급부족에 시달리는 군 간부들은 '우리 먹을 개고기도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9군단관하 군 관련 소식통은 20일 “올해도 삼복철을 맞으며 군인들에게 단고기장(개장)을 먹일 데 대한 총 정치국 지시가 내려졌다”면서 “연대급 이상 부대의 지휘관과 간부들이 조를 짜서 예하 중대(120명), 소대(30~35명) 군인들에게 먹일 개고기를 마련하여 간부들이 직접 예하 부대에 내려가 단고기장을 만들어 먹이도록 지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총정치국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매해마다 삼복철이 되면 군인들에게 먹일 개고기를 마련하라고 군간부들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다”면서 “올해는 다른 해와 달리 군간부들도 국가로부터 공급이 제대로 되지않아 생활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인데 총청치국은 간부들의 생활고는 감안하지 않고 무조건 집행하도록 지시해 간부들속에서 ‘군간부 노릇도 못해먹겠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중대 급 부대에는 간부 5명이 한조가 되고 소대에는 간부 3명으로 조를 무어 부대원들에게 단고기를 급식하도록 되어있다”면서 “매해마다 진행하는 과제다 보니 미리 예견하고 개를 키운 간부들은 그나마 올해 개고기 과제 집행 부담은 덜었지만 개를 키우지 못한 간부들은 돈을 모아 시장에서 개를 구입해야 하는 조건에서 이로 인한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시장에서 개 한 마리 가격은 보통 10~15만원 (16~25달러) 하는데 중대의 경우 인원이 많아 최소한 3마리분의 개고기가 있어야 부대원을 다 먹일 수 있다”면서 “1개 중대를 먹이기 위해 시장가격에 개를 구입하려면 30~45만원 (50~75달러) 이있어야 하는데 월급 4000~6000원(0.65~1.1달러)을 받는 간부들로서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 8군단 관하부대의 한 간부 소식통은 같은 날 “8군단에서도 총 정치국 지시로 간부들이 개를 마련하여 군인들에게 먹이라는 지시가 하달되어 간부들이 바빠맞았다”면서 “사단 지휘부에서 근무하는 복무사관(부사관)이 개를 사기위한 돈을 마련하려고 정주시에 있는 처갓집에서 낱알(곡식)을 빌려 어깨에 메고 급히 출발하는 기차에 매달렸다가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군 간부들도 열악한 경제사정으로 인해 민간인들보다 더 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면서 “민간인들은 장사라도 해서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지만 군 간부와 그 가족은 장사도 못하게 하면서 오로지 국가에서 주는 배급이나 월급을 가지고 생활하는데 갑자기 단고기를 마련해 병사들을 먹이라고 강요하고 있어 군 간부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지난 2000년대 초반 북한 군당국이 열악한 군대 공급으로 인해 병사들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게 되자 부사관급 이상 군 간부들이 해마다 여름 복날에 단고기장(개장)을 준비해 병사들에게 먹이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19일 방송에서 북한에서는 단고기장(개장)을 여름철 최고의 보양식으로 꼽고 있으며 일반주민들은 단고기장을 먹을 엄두도 내지 못하지만 간부들과 돈주들은 단고기장을 상시적으로 즐기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티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