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의 강원도 평창에서 북한에서 제작된 영화를 관람하고 개성공단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평화 영화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창남북평화영화제의 고정 홍보팀장은 지난 16일부터 동계올림픽의 도시 평창에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화합을 기원하는 영화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고정 홍보팀장: 지난해 열린 동계올림픽의 평화분위기를 이어받기 위해 평화 영화제를 기획했습니다. 북한과 관련한 영화들을 상영하고 남북협력의 현장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개막작은 북한 감독이 만든 작품인 '새'입니다. 남과 북에 있는 아들과 아버지의 인상깊은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고 팀장은 평창영화제에서 소개된 북한 영화는 모두 5편이라면서 개막작인 <새>를 비롯해 <봄날의 눈석이>, <산 너머 마을>, <왕후 심청> 등 다채로운 작품들이 북한 영화에 대한 선입관을 깨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영화제에 소개된 북한 영화들은 이념적인 색채와 거리가 먼, 분단과 이산가족의 아픔을 다룬 인간다운 면을 강조한 내용이어서 한국 관객들도 부담없이 영화를 즐겼다고 고정 팀장은 덧붙였습니다.
고정 홍보팀장: 저희가 소개한 북한 영화들이 이념적인 영화들이라기 보다는 이념적인 색채가 없는 드라마입니다. 유머러스하고 생각보다 관객들이 많이 웃으시더라고요.
고 팀장은 일부에서는 북한 영화가 한국에서 상영되는 경로에 대해서 의구심을 표시하기도 하지만, 남북 당국의 정식 허가를 받고 합법적으로 한국에서 상영하고 있다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북한 영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평창남북평화영화제에서는 북한 영화 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감독들이 북한을 소재로 제작한 영화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가장 먼저 보는 영화 중 하나라고 알려진 <쉬리>가 개봉 20년 만에 재편집돼 상영되면서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고 영화제 측은 설명했습니다.
1999년 개봉된 영화 <쉬리>는 남북 분단의 현실을 배경으로 남북한의 정보요원과 특수요원의 암투와 반전을 다루며 한국 영화사상 최다 관객동원의 기록을 수립했던 영화입니다.
영화 상영과 함께 평창영화제에서는 개성공단과 관련한 체험관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고려인삼’이라는 상표의 북한 커피를 맛보거나 개성공단에 근무했던 북한 근로자들이 입었던 작업복을 직접 입어볼 수도 있습니다.
지난 8월 16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닷새 동안 평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영화와 행사를 진행한 평창평화영화제는 20일 한국경쟁 부분 시상식을 끝으로 마무리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