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단둥-신의주 간 화물열차로 수입하는 의약품과 생필품의 대금을 달러현금으로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강력한 대북금융제재로 북한과 중국은행 간의 무역대금 결제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무역기관에서 근무하는 한 소식통은 29일 “요즘 단동-신의주 간 화물열차로 들어온 물품은 대부분 달러현금으로 수입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지난 26일 단둥-신의주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된 이후, 매일 적재량 60톤의 화차 20량으로 북한이 수입하는 대량의 물품들이 모두 달러현금으로 결제된다는 얘깁니다. 수입 물자 대금 거래는 중국위안보다 달러 중심이란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수입 물품대금은 양국 은행간 계좌이체에 의한 결제가 간편하지만, 은행간 결제는 중국은행에 기록이 남게 되므로 중국 은행들이 대북 금융제재에 걸릴 수 있다”면서 “이 때문에 대북 금융제재를 회피하려면 현금 거래가 깨끗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물품대금으로 지급되는 달러현금은 신의주에서 화물열차가 중국 단둥으로 들어갈 때 무역기관 간부들이 달러 현금다발을 소지하고 간다”면서 “대금결제에 쓰이는 달러현금중에는 무역기관의 자체자금도 있지만 돈주 등 개인장사꾼들이 현금을 맡기고 대신 물품을 수입해달라고 부탁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양의 한 소식통은 “단둥-신의주 간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되자마자 평양의 개인 돈주들은 중앙으로부터 화물 빵통(화차)을 배정받은 국가기관 간부들을 찾아가 시장에서 판매할 고급 원단과 기성복, 고급술과 남방(열대)과일 등을 주문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화물열차를 우선 배정한 국가기관은 중앙당 39호실 산하 무역기관, 국가방역지휘부, 인민군 총정치국, 수도건설위원회를 비롯한 내각 성 기관 등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빵통을 배정받은 국가기관과 무역기관 간부들은 시급히 각종 물품을 수입해야 하지만 달러 현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개인 돈주들이 부탁하는 물품을 대신 수입해주는 한편 일정액의 이자를 주기로 약속하고 달러 현금을 돈주들로부터 빌려쓰기도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중국의 한 대북소식통은 29일 “원래 중·조무역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을 때에는 웬만한 생필품과 식품은 북조선 대방에게 외상으로 주고 대금을 후불제로 거래하는 경우도 많았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화물열차운행이 재개되었다고 하지만 언제 또 다시 막힐지 몰라 중국대방들은 외상거래를 거절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제(27일) 평양무역기관의 한 간부도 단둥의 타이야(타이어)상점에서 물품대금 절반을 지불하고 승용차와 화물차 타이야 3만짝을 주문하려 했으나 외상거래는 안된다고 거절당했다”면서 “그러자 어제(28일) 달러 현금을 들고 와서 타이야 대금을 전액 지불했는데, 달러 현금은 개인에게 돌렸다(빌렸다)고 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우리가 은행 간 계좌이체를 해도 된다고 말했는데 평양무역기관 간부는 ‘우리도 현금을 갖고 다니는 게 위험하고 시끄럽지만(복잡하지만) 미국의 우리 나라에 대한 금융제재로 중국은행들이 은행간 결제를 꺼리기 때문에 이러고 있다’며 한탄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