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유럽연합(EU)이 국제 안전기준 미달을 이유로 북한 고려항공을 내년 역내 취항 제한 대상으로 또 다시 지정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최근(23일) 개정한 ‘EU 항공안전 명단’을 공개하고 북한 고려항공을 ‘부칙 B’ (Annex B) 등급에 해당하는 운항 제한 항공사로 지정했습니다.
유럽연합(EU)은 유럽을 운항하는 항공사의 항공기 안전 관리∙감독 실태를 평가해 전면적으로 취항을 금지하는 ‘부칙A’ 등급과 엄격한 조건 하에서 제한적으로 허가하는 ‘부칙B’ 등급 항공사로 각각 나눠 규제하고 있습니다.
고려항공은 지난 2006년 3월 유럽연합(EU)이 취항 규제 항공사 명단을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줄곧 부칙 A 등급을 받아 오다, 지난 2010년 3월 처음으로 부칙 B등급을 받은 뒤 이를 12년 연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치로 고려항공은 내년에도 러시아제 TU-204 기종 항공기 2대를 제외한 나머지 기종의 유럽연합(EU) 회원국 취항이 금지됩니다.
고려항공의 TU-204기종의 경우 안전기준을 충족시키고 당국의 적절한 감독을 따르는데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돼 취항 금지 항공기에서 제외됐습니다.
또 이번 EU 항공안전 명단에 따르면 15개국 91개 항공사의 운항이 금지됐으며, 고려항공과 이란항공(IRAN AIR) 등 2개 항공사의 운항이 제한됐습니다.
유럽연합(EU)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발표한 국제 안전 기준 등을 토대로 1년에 두 차례 ‘EU 항공안전 명단’을 발표하고 있으며, 올해는 지난 4월과 이번 등 두 차례 발표됐습니다.
한편 고려항공은 총 16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TU-204 기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960년대와 70년대 취항한 구 소련제 항공기로 상당히 노후한 상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의 국제선 항공 취항지는 중국과 러시아 등이 있으며 외국 관광객 수송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선은 삼지연, 어랑, 원산 등지에 취항하고 있으나, 코로나 사태로 2020년 3월 이후 모든 노선의 운행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앞서 고려항공은 지난 7월과 9월 사이 여객기 시범운항을 3차례 실시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정식 운항 재개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