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 극심한 코로나 통제로 식량난에 탈영까지”

압록강변 북한 국경경비대원들이 배에서 짐을 내리는 주민들을 지켜보고 있다.
압록강변 북한 국경경비대원들이 배에서 짐을 내리는 주민들을 지켜보고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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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군대 내 코로나19 즉 코로나비루스 확산 차단을 위해 1년 이상 북∙중 국경지대 군 부대 병사들은 물론 장교와 그 가족까지 민간인과의 접촉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의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해 2월부터 지방 특히 북∙중 국경지대 북한 군 병사들의 외출 금지 등 군대 내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한 엄격한 통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밤 12시부터 3시, 6시 이런 식으로 3시간 간격으로 점호를 한다고 하니까 그만큼 병사가 밤에 부대를 이탈하지 않도록 아주 엄격한 통제를 하고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점호해서 있어야 되는 병사가 없다면, 부대를 이탈해서 민간인이나 외부사람하고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다는거잖아요? 그래서 소대나 중대 통째로 격리시킨다고 합니다. 그러니 얼마나 통제가 심합니까?

이 매체의 국경지대 함경북도 취재 협조자는 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가정을 가진 장교 즉 군관들도 부대와 집 이외엔 출입을 통제 당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병영과 장교의 가옥 입구에 초소막을 설치해 외부인의 접근이나 군관 가족의 외출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게다가 장교의 아내들도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려면 이른바 '가족 소대'라는 조를 꾸려 여기서 선발된 2,3명 만 제한적으로 시장에 갈 수 있도록 통제 받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나 이 같이 군 부대에 대한 엄격한 코로나 방역에 나선 지 1년이 넘었지만 국경지대 등 지방 군부대에는 기본적 방역 물품이나 장비 공급이 여전히 미진합니다. 코로나19의 정확한 진단에 사용되는 유전자증폭기술을 이용한 PCR검사는 부대에서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전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부대 안의 소독도 아직도 쑥을 태워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소독제도 소비품이라 생산을 하거나 수입을 해서 공급해야 하는데, 경제 악화가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소독제도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손씻기를 강력하게 지시하고 있는데 그것도 겨울에 온수 공급이 전혀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주 손 씻기를 하면 손이 건조해질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소변으로 손 씻기를 하면 건조해지지 않을 수 있다고 그렇게 말하고 있다니까 위생면에서 상식도 부족하고, 물자도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또한 부대 위생병이 각 중대당 약 한 개씩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산 체온계로 장병들의 체온을 매일 측정하는데, 발열이나 기침 같은 증상만 나와도 바로 격리실에 수용된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전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이어 코로나 봉쇄 조치로 과거 중국과의 밀수나 월경 방조 대가로 뇌물을 받던 국경경비대 마저 생활고와 식량난에 시달리면서, 국경 완충지대에 들어 간 길 잃은 가축을 사살해 식용으로 사용하는 사건이 잦아지자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지난해 8월 북∙중 국경지역에 1~2킬로미터 가량 완충지역을 설치하고 그 곳에 들 어가는 사람이나 가축은 예고 없이 사격한다는 포고령을 내렸는데, 개나 염소와 같은 가축이 이 지역에 들어가면 국경경비대원들은 주인을 찾아 주려하지 않고, 조준 사격해 자기들끼리 고기를 나눠 먹는 사례가 최근 빈번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군의 후방보급 관계자에 따르면 군인들은 소금에 절인 무와 배추, 옥수수 가루로 연명하면서 영양실조에 걸리는 일이 많아 일반 부대와 국경경비대에서 탈영자도 생기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방역을 위해 북∙중 국경지대에서 다른 시나 군으로의 이동이 특히 엄격하게 금지되면서, 탈영병을 추적하는 임무를 띤 장교들이 적극적으로 추격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