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소학교와 초·고급중학교 학생들의 겨울방학이 시작됐습니다. 빙판에서 즐기는 스케이트가 겨울방학중 학생들의 인기놀이지만 가난한 학생들은 이 마저도 여의치 않아 소외당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 성천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4일 “요즘 예성강 빙판에는 아이들이 완전히 한 벌 깔려있다”라면서 “겨울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예성강 빙판에 나와 얼음을 지치며 놀기 때문이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겨울방학에 학생들이 즐기는 놀이는 학년과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누구나 좋아하는 인기있는 놀이는 스케이트와 외발기(스케이트 날이 중앙에 한개만 있는 썰매), 썰매 등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하지만 학생들이 즐기는 빙판놀이를 보면 그 학생의 집이 잘사느냐 가난하냐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면서 “가격이 비싼 롤러스케이트나 스케이트를 타는 학생들은 간부와 돈주의 자녀들이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가난한 집 학생들은 주로 값이 눅은 외발기와 소랭이(양동이) 등을 타고 빙판을 오가는 놀이를 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넓은 예성강 빙판에는 잘사는 집 학생들과 가난한 집 학생들이 빈부영역으로 나뉘어 겨울방학 놀이를 즐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평안남도 성천군 장마당에서 중국에서 수입한 롤러스케이트의 판매가격은 내화 30만원($35.7)~50만원($59.5)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 이전에 내화 18만원($21.4)~30만원($35.7)이었던 수입산 롤러스케이트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상승한 것입니다. 국산 스케이트는 내화 10만원($11.9)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3일 “그제(1일)부터 대관군에서는 소학교와 초·고급중학교 학생들의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대령강에는 학생들의 빙판놀이가 시작됐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겨울방학에 학생들의 인기를 받는 놀이는 빙판에서 롤러스케이트와 스케이트를 타는 것이다”면서 “롤러스케이트와 스케이트를 타면 대령강의 넓은 빙판을 속도있게 달리며 빙판놀이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가난한 집 학생들은 롤러스케이트와 스케이트 놀이는 생각지도 못한다”면서 “이들은 가격이 눅은 외발기와 썰매를 타거나 그것마저 없는 학생들은 발지치기로 빙판미끄럼을 하며 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평안북도 대관군 장마당에서 중국 수입산 롤러스케이트 가격은 내화 25만원($29.7)~40만원($47.6)으로 국경과 떨어진 평안남도 지역보다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산 외발기는 내화 3천원($0.35), 썰매는 내화 3천원($0.35)~5천원($0.59)으로 평안남도와 평안북도 가격이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서 롤러스케이트와 스케이트를 타고 겨울방학을 즐기는 학생의 비중은 도시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10명 당 3명 정도이라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학생들의 겨울방학 놀이에 빈부격차가 드러나면서 가난한 집 학생들은 롤러스케이트와 스케이트를 한번이라도 타보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 있으나 가난때문에 놀이에서도 소외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2017년부터 유치원 높은반 1년(6~7세), 소학교(초등학교) 5년(8~12세), 초급중학교 3년(13~15세), 고급중학교 3년(16~18세)으로 12년제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소학교학생들의 겨울방학은 1월1일부터 2월 15일까지(45일), 초·고급중학교 학생들의 겨울방학은 1월 한달(31일)입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