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기상예보 체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북한 주민들에게 기후와 관련된 '실용주의' 방송을 더욱 노출시키는 것은 김정은 정권의 선전 전략의 일환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집권 이후 북한 정권은 정확하고 시기적절한 기상예보 활동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북한은 광범위한 선전 전략을 드러낸다고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2014년 처음 기상수문국(기상청)을 시찰하며 “기상관측과 예보가 정확해야 하며 기상수문국 사업의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부분을 언급하며,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전(KCTV)가 날씨를 전하는 방송 방식이 지속적으로 개선됐다고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 2020년 여름, 태풍을 24시간 실시간으로 보도하거나 코로나 열병 사례를 매일 집계하는 등 ‘실용주의(pragmatism)’ 위주의 현대화된 북한 방송은 김정은 총비서의 광범위한 선전 전략”의 일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지난 2019년 3월 김정은 총비서가 제2차 전국당초급선전일군대회 참가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인민들이 선호하고 인정하며 호응할수 있게 진실성과 통속성을 보장하는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부분은 북한 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실용적 선전을 추진하려는 북한의 이면을 잘 요약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 내 ‘자신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한 북한 학술지를 언급하며 “이는 외부 문화 요소 유입에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과 선전 방식에 현실을 반영하기 위한 북한의 노력을 강조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북한 정보통신전문 사이트 ‘노스코리아테크’의 마틴 윌리엄스 대표는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날씨는 본질적으로 정치적인 것이 아니며 북한 정권에 대한 논란을 야기하지 않는 주제라고 말했습니다.
윌리엄스 대표 :날씨는 분명 김정은과 노동당이 통제할 수 없는 것입니다. 경제가 나쁘거나 식량이 없다고 하면 북한 주민들은 정부와 노동당을 비난할 수 있어요. 다만 날씨가 좋지 않다고 하면 정권 탓으로 돌릴 수가 없는 겁니다.
윌리엄스 대표는 이어 “과거에 북한 뉴스는 홍수가 났을 때 대부분 당일 촬영된 사진이 아닌 며칠 된 사진들을 보도했지만 요즘은 한두 시간 전 촬영된 영상을 보도하도록 한다”며 “이는 (주민들 간) 그다지 논란이 되지 않을 주제이기 때문에 북한 관영매체가 가장 빠르게 보도하는 것 중 하나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윌리엄스 대표는 “북한은 항상 식량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방송을 통해) 농부들이 집중호우가 올 때 식량 재배 및 식량 절약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걸 김정은이 내다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