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새 금연법 채택…“실효성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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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흡연율을 떨어 뜨리기 위해 소매를 걷어 부쳤습니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주목됩니다. 홍알벗 기자의 보도입니다.

지난 9월 한달 동안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담배제품은 미화로 약 2백만 달러어치.

8월과 9월 두달 간 밀가루는 수입하지 않아도 담배는 매달 대량으로 꼬박 꼬박 들여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북한 주민들의 담배 소비량이 많다는 건데, WHO, 즉 세계건강보건기구가 지난 5월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흡연율은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46%로 나타났습니다.

영국에 정착한 탈북자 김주일 씨는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특히 북한 청소년들의 흡연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주일: 사회 자체의 담배 문화가, 특히 청소년들이 심각하거든요.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담배를 많이 피우니까 북한에서 국가적 차원의 제재가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보다 못한 북한 당국이 칼을 빼들었습니다.

북한 관영 언론은 지난 4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담배 생산과 판매, 흡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금연법을 새로 채택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담배생산 및 판매, 흡연에 대한 법적, 사회적통제를 강화해 주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31개 조문으로 구성된 금연법을 제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지도자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조차 손에서 담배를 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연 김 위원장도 담배를 끊을 수 있을지, 그리고 담배 애호가인 지도자의 모습을 보는 북한 주민들이 새로 만든 금연법을 얼마나 충실히 지킬지는 미지수입니다.

이와 관련해, 재미한인의료협회(KAMA)의 박기범(Kee Park)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이같은 법제정은, WHO, 즉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국제협약인 담배규제기본협약(Framework Convention on Tobacco Control, FCTC)을 이행하려는 움직임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박기범 교수: 김 위원장은 아직도 담배를 피는 것 같습니다. 주민들의 흡연율은 13년 전에 제가 북한에 갔을 때보다 많이 줄어든것 같습니다. 그때는 모두가 담배를 피웠는데, 심지어 병원 수술실에서도 담배를 태웠어요. 근데 몇 년 전에 갔을 때는 병원 안에서는 담배를 못 피우게 했더라구요.

한편, 이번 금연법 채택 이유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북한의 관영매체 보도에서는 김 위원장이 담배를 입에 물고 있거나 손에 들고 있는 보도사진이 대부분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