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들이 소모품처럼 이용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뉴욕 현지시간 16일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안보’를 주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3일 공개한 북한군 포로의 증언을 인용하며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소모품처럼 이용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 우크라이나 군이 쿠르스크 지역에서 생포한 북한군 포로 2명의 증언은 북한군이 전투에 참여하고 있으며 소모품처럼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배치된 사실을 몰랐으며 단지 훈련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군이 현재 상당수의 사상자를 내고 있다고 추정하며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최전선에서의 비인도적 전술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이 구식 인해전술을 사용해 우크라이나 군의 무인기에 공격 당하고 있고 ‘인간 지뢰 탐지기’로 이용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황준국 대사는 또 한국 정부가 파악한 정보에 따르면 북한 지도부는 파병된 북한군 관련 소문을 억누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는 북한 전역에 퍼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파병 군인들의 가족들은 아들과 형제가 노예 군인(slave soldiers), 대포밥(cannon fodder)로 이용되는 것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과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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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사는 이를 통해 북한 지도부가 자국 군대를 체제 유지 수단이자 불법적 대량살상무기 개발 수단으로만 취급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며 북러 양국의 군사협력 확대 시도를 비판하고 이를 중단할 것을 재차 촉구했습니다.
앞서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3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 총 1만1천여 명 중 300여 명이 사망하고 2천700여 명이 부상당했다고 추정한 바 있습니다.
또 무의미한 원거리 드론 조준 사격과 후방 화력 지원 없는 돌격 전술 등 현대전에 대한 이해 부족과 러시아 측의 북한군 활용 방식이 결과적으로 대규모 사상자 발생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이번 회의에서 지난 10일간 우크라이나는 전장에서 8개 마을을 러시아에 내줬고 100여 명의 우크라이나 군과 외국 용병이 포로로 잡히는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과 관련해선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날 안보리 회의는 다음 달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3주년을 앞두고 미국과 슬로베니아의 요청으로 열렸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정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