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대북 정책조정관을 지냈고, 오바마 차기 행정부의 국무부 인수를 주도한 웬디 셔먼(Wendy Sherman) 전 대사가 새 행정부의 고위급 대북 특사를 맡는 것이 유력하다고 오바마 당선인 측의 외교안보팀 인사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이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외교 소식통은 "셔먼 전 대사가 당초 알려진 대로 국무장관 자문관(Counsellor)이 아닌 대북 고위 특사직을 제의받았다"면서 "다만 셔먼 전 대사는 자문관직을 겸하지 않는 특사직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그 때문에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내정자의 결정 여하에 따라 셔먼 전 대사는 차관급인 자문관직과 대북 특사라는 두 개의 직함을 가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셔먼 전 대사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지난 97년부터 2001년까지 당시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자문관 겸 대북정책 조정관을 지낸 경험이 있습니다.
만일 셔먼 전 대사가 장관 자문관을 겸하지 않는 대북 특사직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미첼 리스(Mitchell Reiss) 전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이 기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 윌리엄 & 매리 법대 교수인 리스 씨는 "오바마 당선인 측으로부터 대북 특사직에 관한 의사를 타진받았다"고 확인하고, "기회가 주어지면 맡을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대북 고위 특사직은 최근까지도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현직에서 물러나 승진 기용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외교 소식통들의 말을 종합하면 힐 차관보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북한과 관련한 업무는 맡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힐 차관보는 국무부내 차관보급 이상의 다른 고위 인사들처럼 일단 사표를 낸 뒤 자신의 거취를 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국무부 관계자는 힐 차관보가 이미 사직서를 제출했는지 여부에 대해 확인을 거부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차관보 이상 고위직과 대사들은 오는 1월20일까지 사표를 내야한다"면서 "국무부는 해당 인사가 언제까지 사직서를 제출해야 하는지에 관해 현재 논의 중"이라고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전직 국무부 고위 관리 출신의 외교 소식통은 "힐 차관보가 대북 특사로 임명되지 않을 경우 자신의 후임자가 부임할 때까지 당분간 더 현직에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힐 차관보의 후임으로는 커트 켐벨 전 국방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가 사실상 확정돼 공식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힐 차관보와 함께 6자회담 특사로 대북 핵협상에 참여해 온 성 김 국무부 대사는 현직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편 오바마 차기 행정부는 이란, 중동, 인도-파키스탄, 북한을 세계 4대 핵심 외교현안 지역으로 꼽고 이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위급 특사를 두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통한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란 특사에는 데니스 로스 전 중동 특사, 중동 특사에는 리처드 하스 외교협회(CFR) 회장, 그리고 인도-파키스탄 특사에는 리처드 홀부르크 전 유엔 대사가 내정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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