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당국이 교화소(교도소) 수감자들의 편의를 위해서라며 평안남도 개천교화소의 편의점을 대규모로 증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교화소 내 편의점이 수감자를 면회하기 위해 방문하는 가족들을 압박해 돈을 거둬들이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어 주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16일 “요즘 평안남도 개천교화소에서 대규모로 다시 문을 연 편의점에는 수감자 면회를 위해 온 주민들이 하루종일 북적거리고 있다”면서 “증설 공사를 거쳐 지난해 말 문을 연 이 편의점은 교화소에 면회 온 가족들을 압박해 돈을 빨아내는 착취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각종 범죄사건의 증가로 교화소 수감자가 불어나게 되자 개천교화소에서는 소규모로 운영되던 편의점을 없애고 그 자리에 대형 편의점을 건설했다”면서 “수감자 면회를 온 가족들은 식품이나 생필품을 가져오지 못하고 편의점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면서 “편의점에는 수감자들에게 긴요한 펑펑가루(변성되어 익힌 옥수수가루)를 비롯한 다양한 식품과 생필품들이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편의점 직원들은 모두 교화소간부의 가족들이며 이들은 교화소 편의점이라는 점을 이용해 술과 담배 등 교화소 간부 뇌물용 상품을 장마당보다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면서 “수감자 가족들은 편의점 상품가격이 터무니 없이 높아도 이에 항의를 했다가 수감된 가족이 어떤 일을 당할지 몰라 울며 겨자 먹기로 편의점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교화소간부들은 수감자가 면회실에 나가기 전 반드시 ‘숙제’를 주군(주곤) 하는데 교화소에서 공용으로 사용한다는 구실로 값비싼 태양빛(태양전지)판이나 레이자(레자), 16절지(A4용지) 종이 등을 사오도록 강요한다”면서 “이 같은 숙제를 받은 수감자는 면회실에서 가족에게 부탁해 편의점에서 물품을 구매해 바치고 있는데 숙제를 못할 경우, 저녁 점검시간에 혹심한 기합을 받거나 폭행을 당하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며칠 전 개천교화소에 수감된 동생으로부터 영양실조가 왔다는 연락을 받고 면회하려 갔었는데 교화소간부로부터 면회는 매 분기에 한 번밖에 안된다며 거절당하고 편의점에서 음식만 사서 들여보내라는 말에 충돌이 있었다”면서 “열악한 교화소 실태가 소문날까 두려워 면회는 거절하면서 편의점 장사에만 신경쓰는 태도를 참기가 힘들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 개천교화소에서는 질병과 영양실조로 생사를 헤매는 수감자가 늘어나는데 당국은 대책은 세우지 않고 가족에게 연락해 약품과 음식을 사오도록 하고 있다”면서 “수감자 가족들은 매달 교화소 편의점에서 강냉이(옥수수) 튀기가루에 기름, 사탕 가루를 등을 섞어 면식(면회음식)으로 넣어주는 것으로 수감된 가족의 생명줄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