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현지 한인들은 남북한 단일팀 경기가 열릴 때마다 공동응원에 나선다며 '작은 통일'을 이루는 느낌이라고 전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8일 개막된 45억 아시아의 최대 축제, 아시안게임에서 남북 단일팀과 공동응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남북한은 이번 대회에서 여자 농구와 조정, 카누에서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하고 있습니다.
단일팀이 출전한 여자 농구의 예선전 전경기에서 남북공동응원단을 주도한 현지 한인회 임원인 우용택 씨는 “우리는 하나다”를 함께 외치며 작은 통일을 경험하고 있다고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우용택 씨: 처음 만났지만 함께 응원하고 구호를 외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더라구요. "우리는 하나다" "잘한다 코리아" 같은 구호를 크게 외쳤습니다. (기자: 북한 측은 별도의 응원구호가 있나요?) 그 친구들은 그냥 소리만 크게 지르거나 박수만 치고 응원구호를 따로 외치거나 그러지는 않습니다.
여자농구 남북단일팀의 경기가 열리는 날은 스무명 정도의 북측 응원단이 남북 공동응원단에 참여한다는 게 우 씨의 설명입니다.
우용택 씨: 대사관 가족들인 것 같아요, 한 차로 와서 끝나면 한 차로 같이 돌아가더라구요. (기자: 그럼 함께 섞여서 응원하는거죠?) 북측은 지정석에서 못 움직이니까 우리들이 북측 응원단 쪽으로 가서 함께 응원합니다.
단일팀을 응원하는 목소리는 크고 하나였지만 개인적인 대화를 하려고 하면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우용택 씨: 15일, 17일, 20일 21일 이렇게 4번 경기에서 북측은 거의 같은 사람들이 오더라구요. 말을 붙여보지만 북측에서는 대꾸를 잘 안하고 웃기만 하더라구요. 아마도 건너편에서 이쪽 북한 대사와 관계자들이 매번 나오는데 그쪽에서 쳐다보고 있어서 감시를 받는다고 할까요? 그래서 조심한다고 느꼈습니다.
경계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북한에서 조직된 응원단이 아니라 현지 대사관 직원들의 가족이라는 신분 때문에 내부의 어떤 규칙이 있어보였다고 우 씨는 설명했습니다.
우용택 씨: 내부의 어떤 규칙(룰)이 있는것 같아요. 지정된 좌석에서 이탈하지 않고 자리를 지켜야한다든지 하는.. 농구경기 첫 날에는 경기 후 선수들이 응원단에 인사를 하는 장면에서 (한국측 응원단에) 가까이 와달라고 요청했지만 움직이지 않더라구요. 결국 선수들이 두 군데를 돌면서 인사를 두 번 했습니다. 한국 응원단에 한 번 북한 응원단에 한 번.
인도네시아 한인들을 중심으로 꾸려진 남북 공동응원단은 농구에 이어 조정, 카누 등 남북단일팀 경기를 계속 응원할 계획입니다.
우용택 씨: 비행기 타고 한 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어서 대규모 응원단을 꾸리진 못하구요, 한인회 대표들이 일주일에 한번씩 돌아가면서 1박2일 원정응원을 갈 계획입니다.
한편, 현지 한인회 관계자는 남북 선수단과 교민들이 함께하는 만찬을 준비했지만 성사 직전에 북한 선수단과의 대화가 원활하지 못해서 무산됐다면서 아쉽다고 덧붙였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