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학생들을 송충이 잡이에 강제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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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초·고급중학교 학생들이 요즘 송충이 잡이에 내몰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송충이에 의한 산림 피해를 방지하라는 당의 방침이 하달되면서 10대 학생들이 겨울방학에도 쉬지 못하고 추운 날씨에 동원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 4일 “지난 1월 말부터 초급, 고급중학교 학생들이 겨울방학에도 쉬지 못하고 집체적으로 산에 올라가 송충이를 잡고 있다”면서 “산림을 해치는 송충이를 봄이 오기 전에 미리 없애고 산림피해를 예방하라는 당의 방침이 내려오면서 10대 학생들이 송충이 잡이에 강제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학생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 한번 쬐지 못하고 하루 종일 송충이를 잡느라 산속의 잡풀과 나무그루터기 사이를 샅샅이 들추며 고생하고 있다”면서 “학생 한 명당 송충이를 매일 비닐봉지로 한 봉지씩 잡도록 할당량을 주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점심 벤또(도시락)까지 자체로 준비해서 산판을 헤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가난한 집 학생들은 점심 벤또가 없어 점심을 굶고 송충이를 잡다가 맥없이 그 자리에 쓰러지는 경우도 있다”면서 “그러나 학교와 당국에서는 어린 학생들의 형편에 대해 동정은 고사하고 맡은 과제를 수행하지 못하면 생활총화시간에 자아비판을 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벌거숭이 산들에 나무를 심고 산림을 조성하는 사업을 당적 사업으로 내밀고 있다”면서 “그러나 여름철이면 송충이가 너무 많아 소나무를 비롯한 많은 나무들이 병들어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 때문에 시 당위원회에서는 병해충으로부터 산림을 보호하고 관리를 잘 하는 것이 조국의 미래를 위해 바치는 애국심이라면서 정치사상사업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지난해에는 7-8월에 각 공장 기업소들이 산에 올라가 소나무를 해치는 송충이를 잡는 일에 총동원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올해는 8월에 하던 송충이 잡이를 1월로 앞당겨 진행하고 있는데 어른들은 새해 첫 전투인 거름전투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어린 학생들을 송충이 잡이에 동원하고 있다”면서 “민속 설 명절 이후에도 학생들은 또 송충이 잡이에 내몰리게 되어있어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