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증산교화소 수감자 폭행으로 사경 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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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교화소 수감자들에 대한 인권유린이 상시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8월 초 평안남도 증산교화소에서 간부로부터 폭행을 당한 50대 남성 수감자가 뇌출혈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가족에게 송금을 요청하러 양강도 국경지역에 다녀왔다는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20일 “지난 8월초 평안남도 증산교화소에서 교화소에 수감된 54세의 남동생을 데려가라는 전화연락이 왔었다”면서 “서비차를 타고 증산교화소에 가보았더니 동생은 뇌출혈로 의식이 없는데 교화소에서는 병보석으로 처리했으니 데려가라고 강요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교화소측은 동생(수감자)이 갑자기 뇌출혈증상으로 쓰러져 의식을 잃은 것이라고 변명을 했다”면서 “그러나 우리 가족들은 면회실에서 만난 동생(수감자)의 동료 수감자들로부터 교화소 계호(간수)로부터 폭행을 당해 뇌에 큰 충격을 받았고 어지럽고 구토 증상이 나더니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교화소는 뇌타박으로 의식을 잃은 동생을 즉시 치료하지 않고 독방에 감금해 놓았다 뇌출혈로 인한 팔다리 마비증상을 보이며 사망 위험에 이르자 우리 가족에게 연락해 병보석을 핑계로 강제로 내보내려 한 것”이라면서 “우리 가족뿐 아니라 동네 주민들은 반죽음 상태로 돌아온 동생(수감자)을 보면서 증산교화소 간부들을 향한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 자유아시아방송은 탈북 후 남한에 정착한 이 수감자의 아들과 전화통화를 가졌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탈북민은 “지난 3월 평안남도에 살고 있던 아버지가 양강도 혜산시의 브로커를 통해 남한에 있는 우리 가족에게 도와달라는 전화연락을 해왔다”면서 “그런데 그 과정에서 전파탐지기 감청에 걸려 아버지가 단속된 후 혜산시 보위부에 넘겨졌으며 다시 평안남도 보위부에 이송되었는데, 도 보위부에서는 탈북을 시도한 중죄인이라며 교화 5년형을 내렸고 바로 증산교화소에 수감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탈북민은 이어서 “증산교화소에 수감된 아버지가 폭행을 당한 이유는 몸속에 현금을 감추고 있다가 들켰기 때문”이라며 “같은 방 수감자가 계호원에 밀고한 것인데 담당 계호원은 수감자들을 집합시켜 놓고 ‘계호원 몰래 돈을 숨기는 수감자는 용서하지 않겠다’며 아버지를 무참하게 폭행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아버지(수감자)가 지닌 돈은 열악한 교화소 환경에서 굶어 죽으면 안 된다며 남한의 가족이 보내준 돈을 (북한)친척들이 면회 때마다 몰래 넣어준 돈”이라면서 “증산교화소에서 아버지가 그 돈으로 인해 폭행을 당하고 뇌출혈로 쓰러져 반신불수가 되었다는 소식에 분통이 치밀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이 탈북민은 또 “북한의 독재정치가 끝나지 않는 한 아버지처럼 억울하게 죽어가는 사람들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면서 “아버지를 함께 모시고 나오지 못한 것도 가슴이 아픈데 나 때문에 교화소에 수감되고 생사 갈림길에서 헤매신다고 하니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