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일성 추모 기간에 ‘매춘 업소’ 단속

북한 여성들이 평양의 한 아파트 앞을 지나고 있다.
북한 여성들이 평양의 한 아파트 앞을 지나고 있다. (AP PHOTO)

0:00 / 0:00

앵커 : 지난 8일 김일성추모(김일성사망일)의 날 밤, 북한 사법당국이 '유흥업소'로 알려진 평안남도 맹인공장아파트를 기습 단속해 다수의 여성들이 '사상범죄자'로 몰려 끌려가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9일 “어제(8일) 평안남도에서는 아침부터 각 공장 기업소 청사 앞에서 김일성서거 25돌 추모행사가 크게 진행되더니 밤에는 보안원들이 ‘꽃 파는 아파트’(유흥업소)로 소문난 맹인공장아파트를 불시에 단속해 소동이 일어났다”면서 “김일성추모의 날 매춘행위를 단속한 사례는 올해가 처음”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2인 1조로 무어진 보안원들은 5층짜리 맹인아파트를 층별로 맡아 기습 단속하였는데 현장에서 단속에 걸린 사람들은 남녀 합해서 15명 정도로 알려졌다”면서 “20~30대의 매춘 여성들과 돈푼이나 만지는 기지장들과 장거리 운전수들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웃기는 것은 남성들은 매춘 현장을 단속한 보안원들에게 500달러의 뇌물을 고여 빠져나가고 젊은 여성들만 사상범죄자로 보안서에 끌려갔다”면서 “김일성추모의 날 매춘 범죄가 발생한 원인은 여성들이 남성들을 유혹했기 때문에 여성들이 매춘 주범이라는 게 보안원의 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한밤중에 여성들만 끌려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왜 여자만 매춘 범죄자로 몰아세우냐’며 돈주 남성도 처벌해야 한다는 말을 보안원들에게 대놓고 하면서 사법기관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높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0일 “평안남도 맹인공장아파트는 국가에서 맹인공장에서 일하는 영예군인들과 공상(공장사고인)불구자들에게 배정한 살림집”라면서 “앞을 못 보는 맹인공장 노동자들은 월급과 배급도 못 타고 장사도 할 수 없어 가난하게 살아가는 최하층 사람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몇 년 전부터 지방도시에서 매춘 행위가 성행하더니 살림집을 매춘장소로 임대해주고 돈을 버는 주민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가난한 맹인공장사람들이 살림집을 매춘 장소로 빌려주고 생활난을 해결하기 시작했다”면서 “맹인들은 매춘 여성과 남성을 알아보지 못해 비밀이 보장된다는 소문이 나면서 맹인공장아파트가 전문 매춘임대아파트로 전락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성매매를 근절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내려올 때마다 보안서에서는 맹인공장아파트를 집중 검열하면서 단속에서 미처 피하지 못한 맹인들만 잡아들여 매춘 장소 제공 혐의로 달구고(닥달하고) 있다”면서 “이에 맹인들은 ‘나라에서 쌀 배급을 제대로 주면 이런 짓을 하겠냐’며 사법기관원들에 맞서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