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뇌물행위 일삼던 평양산원 의사들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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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지난 6월 북한당국이 평양산원(산부인과병원)의 비리 실태를 집중 검열하고 산부인과 의사 6명을 전격 해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평양산원을 찾은 한 임산부 여성이 의사에게 뇌물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때에 치료 받지 못해 사망하면서 그 가족의 신소(고발)로 집중 검열이 시작되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에 사사여행을 나온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28일 “지난 6월 공화국 최고의 여성종합병원으로 알려진 평양산원이 중앙으로부터 집중 검열을 받았다”면서 “현대적인 의료시설을 갖추고 무상치료제로 운영된다고 선전하던 평양산원에서 각종 비리와 뇌물 행위가 만연해 한 임산부가 억울하게 죽었다는 주민 신소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신소제보자는 평양산원에서 억울하게 사망한 임산부의 가족으로 알려졌다”면서 “사망한 임산부여성은 선교구역에 거주했는데 출산을 앞두고 숨쉬기가 곤란해져 평양산원을 찾아갔지만 뇌물을 고이지 못해 대기실에 밀려 났다가 호흡정지로 인해 태아와 함께 사망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임산부가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평양산원에서는 선교구역에 있는 산부인과에서 임산부의 건강이상을 초기에 제대로 검진하지 않고 대책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했다”면서 “그러나 임산부가족들은 평양산원에서 환자를 제때에 치료했다면 절대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에서 자랑스럽게 선전하는 평양산원에서 임산부가 돈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순서에서 밀려나 사망했다는 이야기가 주민들 속으로 퍼져나가자 중앙에서는 6명의 산부인과 의사들을 전격 해임함으로써 민심잡기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돌아선 민심은 의료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시의 또 다른 소식통은 “평양시 대동강구역 문수거리에 위치한 평양산원은 2000년대 이전만 해도 평양여성들의 첫 출산과 세 쌍둥이를 임신한 지방여성들의 출산을 도왔는데 무상치료제가 적용되어 ‘행복의 요람’으로 불렸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김정은시대 들어서면서 평양산원은 권력있는 간부가족들만 우대하면서 일반 여성들이 출산하려면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필수적으로 뇌물을 바쳐야 한다”면서 “평양산원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는 가까운 동무의 집에 가본 적이 있는데, 뇌물을 얼마나 받았는지 가구도 외제를 일식으로 갖춰 놓았고 먹고 사는 수준이 중앙당 공급대상보다 높아서 상당히 놀랐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평양산원의 7~8층은 부인병을 치료하는 전문의들과 시설들이 집중되어 있는데, 이곳에서 치료받는 환자들은 대부분 간부 아내들과 돈주 여성들”이라면서 “출산 비용에 비해 부인병을 치료하기 위한 뇌물 비용이 훨씬 비싸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