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포로 기록영화 감독 “북측 증언도 듣고 싶다”

앵커 : 한국전쟁의 북한 인민군 포로 중 북한 대신 제3국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제작 중인 한국인 기록영화 감독이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포로 관련자의 증언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을 선택하지 않은 인민군 포로의 삶을 다룬 기록영화 ‘리턴 홈(Return Home)'을 10년 째 제작 중인 조경덕 감독은 영화를 마무리 지을 증언을 워싱턴에서 수집하길 희망한다고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조경덕 감독: 2009년 상파울로 영화제 참석차 브라질에 갔다가 남도 북도 아닌 중립국행 전쟁포로 출신 5명을 만나면서 북한으로 돌아가지 않은 인민군 이야기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 감독은 2015년까지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제3국을 선택했던 전쟁 포로들을 만나기 위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인도를 찾아가 이들의 육성을 담고 고향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아왔다고 소개했습니다.

지금까지 제3세계인 남미와 인도에서 만난 반공포로 뿐만 아니라 한국과 미국에서 정착한 국군포로 등 100여 명의 증언을 기록해왔다고 조 감독은 덧붙였습니다.

지난달 30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을 방문한 조 감독은 이 곳에서 포로 관련자의 증언 뿐만 아니라 국립기록원의 한국전쟁 자료도 수집할 계획이라면서 10년의 긴 여정을 올해 안으로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영화를 개봉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조경덕 감독 : 한국으로 돌아가서 1시간짜리 12부작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국군포로, 반공포로 생존자는 물론 포로수용소와 근처에서 이들을 관리했던 군인들, 병원 간호사들을 더 만나고 싶습니다.

조 감독은 북한으로 돌아간 포로들의 이야기도 담고 싶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북한에 생존해 있는 포로 출신 주민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조경덕 감독 : 북한으로 돌아간 포로들은 정말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미루어 짐작컨데 그 누구도 전쟁의 상처에서 한발자국도 벗어난 삶을 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조 감독은 기억이 아플 수는 있지만 역사의 순간을 제대로 기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전쟁포로와 관련한 기록영화를 제작하고 있다면서 전쟁 포로들의 아픈 기억을 통해서 화해와 미래를 그려보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한국전쟁기념관 자료에 의하면 중립국을 선택한 북한 인민군 포로는 76명이었으며 이중 50명이 브라질에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