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북 러시아대사관 직원 10여명 본국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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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 직원 10여명이 러시아로 돌아갔습니다. 코로나19, 즉 신형코로나비루스 유입을 막기 위한 북한의 국경봉쇄 여파로 분석됩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24일 인터넷사회관계망인 페이스북에 이날 북한 평양에서 기차를 타고 러시아로 돌아가는 대사관 직원들의 모습을 찍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열차에 탄 러시아 대사관 직원들과 승강장에서 이들을 배웅하는 러시아 대사관 직원들은 서로 손을 흔들며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나눴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북한매체 'NK뉴스'는 이날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대사관 직원 10여명이 이날 러시아로 돌아갔고, 현재 대사관에는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주재 대사를 포함해 2명의 외교관이 남아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매체는 이어 팔레스타인 대사도 곧 북한을 떠날 예정이라며 현재 북한에는 중국, 쿠바, 이집트, 라오스, 몽골리아, 러시아, 시리아, 베트남(윁남) 외교관들만 남아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지난해 2월부터 북한 당국의 국경봉쇄를 비롯,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도입한 일련의 조치들로 대사관 운영이 어렵게 되자 많은 국가들이 연달아 공관을 폐쇄하고 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유럽 국가들의 경우 지난 10월 문을 닫은 북한 주재 루마니아 대사관을 끝으로 모든 유럽연합(EU) 국가들은 공관문을 닫고 북한에서 전원 철수했습니다.

러시아의 경우 지난 7월 90여명의 러시아 외교관과 가족들이 북한을 떠났고 이번에 10여명이 러시아로 돌아간 것입니다.

앞서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대사는 지난 2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국경봉쇄가 길어지면서 생필품 조차 구하기 어려워, 대사관 직원들은 옷과 신발을 교환하며 자녀들에게 입히고 있고 큰 문제는 의약품이 부족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외교매체인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는 지난 2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소속 전문가단의 내부 문건을 인용해 북한 내 외교관들이 대북제재와 북한 정권의 지나친 제한으로 활동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2011년 9월 북한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대북제재로 금융거래를 못해 모스크바와 베이징에서 직접 현금을 갖고 와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했고,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차와 부품을 팔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고 소개했습니다.

러시아는 이처럼 대북제재로 의도하지 않는 어려움이 북한 주민과 북한 주재 외교관들에게 있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영국, 독일 등 서구 외교관들은 어려움을 완화하는 대안이 있고 이 어려움은 불법적인 핵과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북한 정권 때문이라고 반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 정권은 북한 내 외교관들이 북한 관리들과 접촉(interaction)하는 것을 금지했고, 북한 내 여행을 엄격히 제한해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 현장 방문도 북한 정부 관계자가 반드시 동행해야 하는 등 북한 주재 외교관들의 활동에 대한 제한이 심하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관계자는 24일 이 내부 문건 내용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유출된(leaked) 보고서 내용에 대해선 언급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기자 이상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