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 텔레비전은 3일과 4일, 5일에 걸쳐 김 위원장이 북한군 제720군부대와 409부대를 방문한 사실을 연일 보도했습니다.
정확한 방문날짜를 보도하지 않는 북한 중앙텔레비전의 관행으로 놓고 볼 때, 김정일 위원장이 언제 이 군부대들을 방문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근 들어 군부대 방문은 4월에만 6건을 기록하는 등 횟수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중앙텔레비전은 김 위원장이 군부대를 방문할 때마다 부대 식당과 부식물 창고, 가축 우리들을 들러보고 만족을 표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 정말 김위원장이 만족할 만큼 군부대 창고마다 부식물이 가득하고 가축우리에 짐승들이 넘쳐날까요?
북한군 출신 탈북자들의 말에 의하면 북한군의 영양실조는 아주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언제 어느 부대를 방문하겠다고 하면, 그 부대의 지휘관들은 우선 영양실조자들을 솎아내어 다른 곳으로 옮기고, 주변농장의 가축들을 끌어다 우리에 넣고 보여준다고 합니다.
결국 김 위원장이 찾아가는 부대마다 식탁이 푸짐하고, 짐승 우리마다 가축이 넘쳐난다고 합니다.
이러한 '보여주기' 식 행사로 인해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들은 다른 곳에 가서 '1호 사진(김정일과 함께 찍는 사진)'을 남기지 못해 통곡했다는 사실은 행사가 얼마나 깜빠니아(캠페인)적인가 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북한군의 식량난은 10년 넘게 아주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식량난이 심각했던 90년대 중반부터는 김 위원장도 "군대도 하루에 죽을 한끼 먹자"고 할 만큼 공급기준도 현저히 삭감되었습니다.
당시 군인들이 먹는 밥이란 소금국과 보리밥이 고작이었다고 군인출신 탈북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 결과 영양실조에 걸려 감정제대(의가사제대)자가 늘어나는 것도, 북한당국에게는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얼마나 먹을 것이 없으면, 인민군인들이 가정집을 습격하고, 가축을 도살하고 행인들의 짐을 빼앗겠습니까,
'조국보위는 청년들의 신성한 의무'라는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아득한 옛말로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노동당에 입당하고, 잘 먹여서 앞 다퉈 부모들이 자식들을 군대에 보냈지만, 이제는 군대에 보내지 않으려고 뇌물을 바치고, 아이들을 제대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렇게 군대를 먹여 살리지도 못하면서 120만 명의 정규군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과연 김 위원장이 알고 다니는지, 아니면 모르고 다니는지, 오늘도 조선중앙 텔레비전은 마치 군대가 잘 먹고 잘 사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습니다.